“제발 그만 내려라…” 장대비 속 힘겨운 복구
연이은 폭우 광주ㆍ여주, 주민에 장병까지 합세
가옥 덮친 토사 치우고 도로ㆍ제방 복구 안간힘
전날 300㎜ 물폭탄에 이어 23일 50~ 80㎜에 육박하는 장대비가 또다시 쏟아진 경기동북부지역은 연이은 집중호우 속에서도 본격적인 수해복구작업이 전개됐다.
그러나 복구작업에 나선 주민들은 여전히 찌푸린 하늘을 보며 “이제는 제발 그만…”을 되내이며 비가 그치기만을 소원했다.
이날 오전 시간당 80㎜ 장대비가 강타한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과 1101 공병단 병력 100여명이 동원돼 인근 우산계곡에서 토사로 무너져 내린 가옥 내 배수 작업과 잔해물을 제거했다.
이들은 계곡물이 불어나며 쓸려 내려온 토사를 치우기위해 연신 삽질을 해댔으며, 굴착기까지 동원해 하천변 인도를 복구했다.
일부 주민과 군장병들은 인근 마당에 뿌리채 뽑힌 조경수를 도로 한켠에 쌓아 두며 정리작업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종이장처럼 구겨진 계곡 인근 도로범면은 손조차 대지 못해 안타까움만 더해갔다.
집이 침수된 H씨(49)는 “마당에 쌓인 토사만 제거하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며 “아무리 닦고 쓸고 치워도 계속되는 빗줄기에 몸도 마음도 지쳐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 일대 역시 지난 22일 오전 8시께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엉망이 된 가옥과 상가 침수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토사로 뒤덮힌 인근 주택 마당에는 하천에서 떠내려온 물고기 사체 등이 널부러져 있었고, 병력 10여명은 삽과 작업도구를 이용하여 연신 물과 흙 퍼내기를 이어갔다.
물에 잠긴 인근 상가 1층 마사지샵은 토사로 뒤덮여 양수기마저 사용하지 못한 채 수십명이 삽과 자루를 이용해 토사를 제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집주인 N씨(48)는 “이미 침수로 피해를 입은 부분은 어쩔수 없다”면서도 “제발 비라도 그쳐 복구작업만이라도 수월하게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울먹였다.
집중호우에 오수관이 역류하며 하우스 10개동이 물에 잠긴 도척면의 한 농가에서도 병력 20명이 투입돼 하우스내로 유입된 토사와 나뭇가지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저수지 제방이 유실되는 등 도내 곳곳에서는 물폭탄 여파가 계속돼 주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22일 내린 비로 여주군 대신면 옥천리 옥천저수지(총저수량 8만 3천㎥) 제방 42m가 모두 무너지고 콘크리트 용·배수로 1㎞ 구간이 유실돼 인근 농경지 20ha가 매몰되거나 침수됐고, 비닐하우스 5개 동, 주택 2개 동도 물이 차 9억8천8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이천시 부발읍 대관리 대관저수지(총저수량 9만7천㎥)도 제방 230m 가운데 30m 구간이 유실되며 농경지 2.3㏊가 매몰·침수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더이상 눈에 띌만한 대형 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다”고 밝혀 그나마 안도감을 줬다.
한편, 동두천기상대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연천·포천·가평·구리·남양주지역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를 해제했다.
한상훈ㆍ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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