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청와대 일부 수석교체 의미와 전망
업무 파악ㆍ인사 초점… 사실상 2기 참모진 출범
與 “정책 추진에 적합”… 野 “시대착오적 인사”
원로그룹 7인회 멤버ㆍ외교관 출신 ‘기대반 우려반’
박근혜 대통령이 5일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 4명을 전격으로 교체했다. 이번 인사는 박 대통령의 다목적 포석이 담겨 있으며, 본격적인 국정 드라이브에 나섰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번 인선에서 청와대 비서실을 거느려온 허태열 비서실장을 전격으로 교체한 것은 물론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아있던 정무수석비서관을 제외한 8명 중 절반을 교체하는 사실상 2기 참모진의 출범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인사를 넘어서는 큰 폭의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인사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집권 첫해, 후반기를 맞이하는 박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정 드라이브 걸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무 파악 및 인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각에서 소극적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던 그동안의 국정운용 기조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는 의미다.
그 카드로 청와대 인사를 먼저 뽑은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야당의 장외 투쟁, 집권 여당 지도부 내 불협화음, 그리고 각종 사회 갈등 현안에 그동안 능동적인 대처가 아쉬웠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수용하며, 방어에서 공세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기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깜짝 카드로 꼽히는 것은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이다. 권력에 누구보다 능통한 박 대통령의 조언 원로 중 한 명인 그가 청와대 전면에 나서면서, 박 대통령이 행정과 정치뿐 아니라, 각종 사회 갈등 현안에 직접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장외투쟁이 이번 인사로 실타래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새누리당은 “적합한 인사”라고 긍정 평가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새롭게 임명된 인사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헌신적으로 보좌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인선을 두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비서실장에 박 대통령의 ‘원로그룹’인 7인회 멤버로 알려진 핵심 측근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임명된 것을 놓고 ‘구시대 인물, 자기 사람 심기’ 등 우려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MB 정권 때의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여야 간 첨예한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임무를 띤 정무수석에 정치권 경험이 전혀 없는 정통 직업외교관 출신 박준우 발탁, 갈등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시대착오적 인사”,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고 혹평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광명을)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제를 풀기보다는 더욱 악화시킬 시대착오적 인사다”면서 “대통령은 ‘무능의 정부’,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라고 비판했다.
강해인ㆍ김재민기자 hikang@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