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자 차량에 수백미터 끌려갔는데… 경찰 ‘뺑소니 수사’ 늑장대응 논란

차량 번호·신원 확인하고도 이틀째 피의자 수사 제자리 경찰 “주말 발생 사건 많아…

경찰이 난폭운전자의 차량에 매달려 수백미터를 끌려가다 부상을 입었다는 뺑소니 신고를 접수하고도 이틀째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늑장대응’ 논란을 사고 있다.

5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9시40분께 용인시 기흥구 신갈오거리 일원에서 P씨(53)가 다른 차량의 난폭운전에 항의하다 운전석 창문에 매달린 채 200여m 끌려가다 떨어져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P씨는 왼쪽 어깨와 팔, 다리 등에 찰과상과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배우자 L씨(53)와 사고현장에 있던 택시운전자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L씨는 피의차량의 사진을 경찰에 제시하며 “20대 중반으로 보이며 술냄새가 났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그 자리에서 차량번호를 조회해 피의자 얼굴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피해자의 제보를 통해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도 정작 피의자의 신병확보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구갈지구대 순찰팀은 이날 오후 3시께 사고 정황을 정리해 용인동부경찰서에 보고했으나, 경찰서는 아직까지 일선 형사팀에 사건 배당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은 “지구대로부터 사건내용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가 수 시간 후에 “확인해 보니 오전 중에 사건결재가 완료됐다”고 확인 내용을 바꾸는 등 지휘 체계상의 혼선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주말 동안 발생한 사건이 한두 개가 아닌 상황에서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 잘못은 인정하나 사건을 오전 중 보고받고 결재까지 완료해 수사를 정상 진행할 방침인 만큼 늑장 대응이나 지휘체계상 혼선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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