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천사란 단어가 따라 붙습니다. 오늘날은 대기업의 통 큰 기부에서 개개인 다수의 소액기부와 무형의 재능기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기부와 ‘주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기브(Give)가 그 의미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기부에 동서양이 따로 없음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까요?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社의 창업자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지난 4월 방한했습니다. 국회에서 그는 ‘스마트 기부(Smart Aid)’란 주제 강연을 통해, 한국이 보건ㆍ농업생산성 분야에서 개도국이나 아프리카를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가부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의 나눔
스마트 기부란 무상지원 차원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할지를 고려하는, 보다 시스템적이고 효율적인 기부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미 정부의 대표도 아닌 그가 무슨 자격으로 이같이 말할 수 있었을까요? 그의 재단 설립배경 설명이 답입니다.
“나는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17살부터 52살까지 거의 광적으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50대와 남은 여정 동안 사회환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권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질병과 기아퇴치를 위한 백신과 원조의 기적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동체의 구성원 자격으로 당당히 자신의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미 천문학적인 전 재산 거의를 사회에 내놓은 그가 생각하는 기부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이제는 마땅히 그 의미가 우리 인식 저변에 자리잡고 확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안양시는 몇 점이나 될까요? 열정적이고 희망적입니다. 지난 2010년 당시, 350억원에 달하는 지금의 삼덕공원 부지를 62만 시민에게 선물한 삼덕제지 故전재준 회장이 큰 불씨를 지폈습니다. 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공직 이전부터 실천해 온 기부에 대한 저의 약속 또한 변함없습니다.
시장 취임과 더불어 임기 4년간, 봉급 전액을 시 인재육성장학재단에 넣고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지난 2년간 1천317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바 있으며 기금 조성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중앙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평생 모은 4억5천만원 상당의 주택을 장학금으로 내어주신 ’이복희‘ 할머니의 감동 스토리도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시 기업, 단체, 시민 등 많은 기부천사들이 목표액을 채워주고 계십니다. 그밖에도 시 전체로는 매월 약 1억원의 현금과 물품이 기부금으로 답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월드비전 ‘사랑의 점심 나누기’ 자선모금 행사에도 기대 이상의 기부금이 쌓였습니다.
자신을 위한 행복 부메랑 ‘기부’
기부는 직접적으로는 남을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기부자 자신을 위한 부메랑입니다.
올 여름 50일간에 걸친 장마로 온 국민이 지치고, 이어지는 폭염에 온 나라가 넉 아웃이 될 지경입니다. 어디선가 우리 주변의 기부 소식이 한 줄기 소나기가 돼 시원스레 쏟아지길 갈망해 봅니다. 누군가 또 다른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빈자일등(貧者一燈), 부자일등(富者一燈). 가진 자나 없는 자나 선행을 실천하는 이가 켜는 소중한 등불 하나가 이 세상 곳곳을 밝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최대호 안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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