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 호송 과정 보안 강화

5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가운데 이 의원 호송 과정에서 보안이 한층 더 강화됐다.

특히 국정원 직원과 경찰병력 등이 취재진과 지지자의 접촉을 아예 차단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지방법원 정문과 청사 옆 통로는 구속영장실질심사 예정시간을 30분 앞두고 경찰병력과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당원들이 대치하면서 삼엄한 분위기를 보였다.

비상사태에 대비해 동원된 경찰병력은 총 8개 중대 500여명으로 각 중대는 오전 8시30분께부터 대기, 중대별로 조를 지어 정문과 청사 주변 곳곳에 배치됐다.

경찰과 대치한 통진당 경기도당 당원 등 150여명은 각자 팻말을 들고 이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국정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정문 앞에 50여명, 청사 옆에 100여명 등 크게 두 군데로 나눠 일렬로 정렬한 뒤 ‘내란음모 조작, 대선 개입, 국정원을 해체하라’는 내용이 쓰인 팻말과 플래카드를 들고 “국정원 해체, 이석기 석방”이라는 구호를 이어갔다.

이에 경찰병력이 대열을 이동해가며 시위대를 에워싸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오전 10시15분께 국정원의 호송차량이 법원 정문을 진입하자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경찰차 한 대와 국정원 호송 차량 두 대가 잇따라 진입, 법원 청사 옆에 서자 정당원들이 구호를 한 층 더 크게 외쳤고, 몰려든 취재진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서 “이리로 들어오지 마라”, “비켜라” 등의 고성이 오가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주차를 하고도 5분여간 경찰이 대열을 바꿔 차량을 한 차례 더 에워싼 후에야 이 의원이 차량에서 내렸다.

이 의원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웃는 얼굴로 손을 들어 흔드는 등의 여유를 보였으며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의 지지자가 뻗은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과 함께 온 국정원 직원 7명이 이 의원을 둘러싼 채 청사 진입을 시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면서 직원들과 몰려든 취재진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의원은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인정 안 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언론에 지나치게 당당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잘못된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우려한 국정원 직원이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예정보다 1시간 늦춰진 오전 11시30분 시작됐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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