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허가없이 수천억 땡긴 교수공제회 회장 징역 4년

수원지법 형사11부(윤강열 부장판사)는 6일 금융감독원 허가 없이 교수들로부터 예·적금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받은 혐의(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로 기소된 전국교수공제회 회장 주재용씨(80)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공제회 실질적 운영자인 총괄이사 L씨(61·구속)와 짜고 공제회를 부실 운영하면서 자금을 횡령한 혐의(특경법상 횡령 등)로 기소된 공제회 이사 K씨(58·여) 등 운영진 3명에게 각각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다른 2명에게는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1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미인가단체인 교수공제회에서 임원과 중간관리자로서 교수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과장홍보를 하며 6천700억원을 끌어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기적인 수법으로 거액을 모집하고 불투명하고 방만한 자산운용으로 막대한 재산피해를 야기한 점, 관련 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하고 금융질서를 문란하게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점 등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회장인 주씨에 대해 “신학자로서 회장의 지위를 수행하며 9억8천만원 상당의 급여와 승용차 등을 제공받으면서 교수들을 현혹해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구속된 총괄이사에게 이용 당한 측면이 있고 고령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씨 등은 2000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교수공제회에서 회장·이사·감사·법무팀장 등의 직함을 갖고 금감원 허가 없이 교수 5천400여 명으로부터 예금과 적금 명목으로 6천77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공제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자금 500여 억원을 빼돌려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공제회 총괄이사의 아내인 K씨와 처남, 두 아들 등 운영진은 유사수신 공범이자 L씨와 공모해 7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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