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이 지옥일까?” 강제 성매매에 임신까지…

10대 가출소녀들 유린한 형제 검거 '경악'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몰아치던 지난해 12월 용인의 한 분식집.

가출청소년 A양(16)과 B양(16)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뜨거운 어묵국물로 추위를 녹이다 C씨(28)와 그의 친동생(25)을 만났다.

C씨 형제는 정처없이 떠돌던 어린 소녀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자신들이 묵고 있던 서울시 관악구의 한 원룸으로 데려갔다.

자상한 미소를 짓던 이들 형제는 원룸에 도착하자마자 돌변, 휴대전화를 빼앗고 이곳에 소녀들을 감금했다. 그날 이후 소녀들은 3개월이 넘도록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C씨 형제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성매수자를 모집, 글을 보고 모여든 30~60대 남성들에게 10만~15만원의 화대를 받고 두 소녀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강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A양과 B양은 매일 밤마다 6~8명의 남성을 상대했고, 화대는 모두 C씨 형제가 챙겼다. C씨 형제가 소녀들의 가녀린 목에 칼을 들이밀고 협박을 해 반항할 수 조차 없었다.

이들 소녀는 올 2월까지 120명에 이르는 성매수 남성에게 몸을 맡겨야 했고, 돈을 벌만큼 번 C씨 형제는 두 소녀를 버려둔채 도주했다. B양은 C씨에 의해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

이같은 사실은 A양의 부모가 만신창이가 돼 집으로 돌아온 딸을 보고 올 4월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후 4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성매수자 20여명의 자백을 받고 C씨 형제를 ‘여성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지난 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개월에 걸쳐 가출청소년을 성매매에 이용한 사건이라 사안이 막중하다고 보고 별도의 수사인력을 배정해 수사하고 있다”며 “C씨 형제에 대한 수사는 마치고 검찰에 송치했으며, 성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는 지속해서 진행해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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