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화수부두’에는 이 ‘부두’라는 말에 꽃(花)이 들어가 있으니, 아마 꽃을 흔들며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가족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동시에 만선(滿船)의 기쁨과 함께 건강하게 들어오는 가족을 환영하는 우리 마음속 전형적인 포구였을 것이다.
60~70년대 정겨운 어촌 모습 간직
하지만 화수부두가 가진 부두로서의 이 묘한 매력은 60년대 이후 본격적인 매립과 인천항과 연안부두의 건설이 시작되고 98년부터는 북항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고철부두 매립이 결정적으로 화수부두를 부두에서 갯고랑으로 전락시키며, 화수부두는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한 채 쇠퇴의 길로 들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고 사람들 또한 하나 둘 떠나면서 다른 곳의 발전에 대비되는 정체된 적막한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이러했던 화수부두가 어민들과 공무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2011년 11월 인천지방해양항만청으로부터 화수부두 일대를 어항구로 지정되면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구에서는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공영주차장과 홍보조형물 등을 설치하며 어항구에 걸맞은 시설기반 조성에 온 행정력을 집중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어민들 또한 변화에 적극 앞장서 올해 5월부터는 직접 잡은 자연산 수산물을 판매하는 ‘화수부두 수산물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싱싱한 수산물을 구매하고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중에는 200여명, 주말에는 500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방문하는 서민생활형 어항이자 지역의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는 상전벽해(桑田碧海) 만큼의 변화는 아니지만, 끊임없는 주민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내실있는 변화를 모색한 결과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11월2일과 3일2일간에 걸쳐 화수부두에서 개최되는 ‘수산물 한마당 축제’는 주민들과 함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축하하고 현장을 찾아주시는 많은 시민과 더불어 화수부두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는 꿈과 희망의 장(場)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 기간, 많은 분이 찾아오실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축제 기간에, 많은 인파 속에서는 화수부두의 진정한 매력을 전부 느끼기는 어렵다. 주중 저녁이나 주말,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포구의 풍경을 만끽하며 싱싱한 수산물을 맛있게 먹고 이를 안주 삼아 소주 한잔을 기울일 때 도심 속 시민들의 휴식처로써 이곳의 여유로운 정취를 십분 느낄 수가 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이 있다. 하지만, 30~40년간 후퇴의 길을 걸어오던 화수부두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고 주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 시민들 또한 인천 어항의 태생지로써 풍성했던 화수부두의 옛 추억을 그리며 다시금 찾아오게 하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할 거라 믿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몇 년 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라 있다.
인천 시민들에겐 ‘마음의 고향’
찾아주시는 관광객 분들과 시민들의 질타도 감사히 받겠지만, 그곳 주민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칭찬이 아닐까 싶다. 그 칭찬은 시민들에게 싱싱한 수산물을 양심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어민들의 자존심을 높여줄 것이고 또한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와 지역 경제활성화라는 선순환(善循環)의 구조를 가져올 것이다.
60~70년대 인천의 정겨운 어촌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화수부두는 조금은 비릿하고, 조금은 짭짤하지만, 그 마음만은 풍성한 화수부두가 인천 시민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수산물 축제에 즈음하여 다시 한 번 화수부두의 만선을 기대해 본다.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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