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파주 외자유치’ 道의 85%, 운이 아닌 땀의 결실

과거에 ‘파주시’라고 하면 접경지역이나 군사도시란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급변해 이제는 기업도시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기업들의 투자유치로 도시가 활기를 띄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잇달아 세계적인 외국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외자유치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대형 개발사업들이 무산위기에 놓였지만 파주는 일본과 대만 기업들이 이미 들어와 있는데다 아랍과 중국 기업들의 투자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국내 첨단 및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외국인산업단지 인근 일반산업단지에 속속 입주하고 있다.

파주시는 지난해 이후에만 2조4천170억원(고용 1만9천142명)이 유입돼 경기도 총 투자유치 금액의 85%를 차지했다.

발로 뛰어다니며 기업 요구사항 집중

특히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 이데미쯔코산社가 3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액정표시장치(LCD) 유리원판을 생산하는 일본 NEG사의 전기초자코리아(EGkr)가 3단계까지 1조6천5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면서 파주가 LCD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2008년 이후 신규 외국인 투자가 없었던 경기북부 지역에 2012년 이데미쯔코산을 시작으로 ASE코리아, EGkr, 테크노포로라스코리아, CCI코리아, 2013년 EGKr 2차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기업유치가 무산됐던 사례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파주지역 주민들 또한 처음에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전기초자(NEG)의 경우, 처음 이 기업이 파주에 진출하려 할 때만 해도 주민들은 기업유치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파주시 주선으로 NEG社에서 지역 주민들을 일본 시가현에 있는 본사와 나가하마시 타카치기 현지공장 등을 방문토록 초청했다. 지역주민들의 오해도 풀고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일본현지 회사 방문으로 지역주민들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해소됐다. 이제는 주민들이 지역행사 때마다 이 기업 직원들을 초청해 식사대접까지 할 정도로 지역발전을 위해 기업과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기업유치를 위해 시 공무원들의 고생 또한 무척 많았다.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일정을 맞추려다 보니 주요 인허가 기관들을 하루에도 수차례 방문했던 게 다반사였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공무원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반대하는 주민들을 만났다. 이런 식으로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하나하나 맞춰주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서로 간에 신뢰도 쌓이게 돼 추가 투자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일단 투자유치를 하면 시가 나서 중앙부처와 경기도를 수시로 방문해 조기에 건축승인을 받도록 해주고 인프라 시설을 외국기업에 지원해 준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시가 파주읍 372만㎡에 테마파크인 페라리월드와 스마트시티, 문화·휴양시설을 조성하는 파주프로젝트 사업도 1조6천억 원의 해외투자가 가시화되면서 전망이 밝은 상태다.

올 연말 이탈리아 페라리사와 페라리월드 브랜드 계약을 체결한 후 내년 상반기에는 투자자인 두바이 알알리 홀딩그룹(AAHG), 중국 창성그룹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사업승인을 마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달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뢰ㆍ친밀감으로 외국기업 사로잡아

파주시는 앞으로도 신뢰와 인간적인 친밀감으로 외국기업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갈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수도권 도시라는 점과 막대한 물류비용 절감효과를 홍보하며 지역과 기업이 윈윈하는 전략을 내세울 것이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도 외국기업이 국내에 투자하는 데 따른 복잡한 절차를 개선하고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외국기업들의 투자는 운이 좋아 되는 게 아니라 정부와 해당 지자체들의 땀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인재 파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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