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선 엘리트 감독님, 물 밖에선 폭군

상습 폭행에 금품요구 수영감독 논란
구리 A초교 학부모들 영구퇴출 촉구… 감독 “주장 내용 일부 사실과 달라”

구리시의 한 초등학교 엘리트 수영 감독이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및 폭행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학부모들을 상대로 금품ㆍ향응을 요구, 수수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5일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과 A초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C씨를 비롯한 9명의 학부모는 최근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과 구리시청을 방문, 수영 감독 H씨가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요구해 왔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내고 해당 감독의 영구퇴출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진술서에서 “감독이 상습적으로 아이들에게 언어ㆍ물리적 폭력을 행사했으며, 부모에게는 말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협박을 했다”면서 “한 아이에게는 동작이 느리다는 이유로 슬리퍼로 머리를 때리고, 물속에서 허벅지를 꼬집고, 몸무게를 늘리지 못한 아이에게는 발바닥 50여대를 때리는 등 상식이하의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대회 출전시 학부모들은 개인당 20만원씩 줘야 했고 동계 훈련시에는 60만~80만원씩 요구해 줄 수밖에 없었다”며 “일부 학부모에게는 골프 접대와 술접대를 요구하는 등 금품ㆍ향응을 수수했다”고 폭로했다.

A초등학교는 교육청 제의로 지난 2011년 1월 엘리트 수영반을 창설하면서 H감독을 선임하고 최근까지 감독직을 맡겨 오다 지난 12월 중순께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자 해당 감독을 사퇴시켰다.

현재 H감독은 경기도수영연맹 이사와 구리시수영연맹 전무이사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C씨는 “아이들이 정신ㆍ육체적 스트레스로 병원치료도 받아왔지만 그동안 보복이 두려워 참아왔다”며 “학교에선 사표처리했지만 경기도수영연맹 소속으로 각종 대회 심판으로 나서고 있는 해당 감독을 영구퇴출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H씨는 “일부 체벌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적 향상을 위한 독려 차원에서 행사한 것이지 무자비한 폭행은 아니었다”며 “명절때 떡값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10만~20만원씩 받긴했지만 절대 금품을 요구한 적은 없고,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양주경찰서는 해당 감독에 대한 폭행혐의와 금품수수 혐의를 잡고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리ㆍ남양주=김두호ㆍ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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