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모정?’ 딸 애인 살해 후 시신유기 충격

딸 남친 살해한 ‘빗나간 모정’… 5년만에 자수

“폭력으로 딸 괴롭혔다” 40대 남성 살해 뒤 암매장

범행 가담 동거남 등 일당 검거… 야산서 사체 찾아

30대 딸의 애인을 죽이고 시신까지 암매장한 50대 어머니와 동거남 등이 5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뒤늦은 어머니의 자수로 전모가 밝혀진 이번 살인 사건은 딸이 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서로 못 만나게 하려는 과도한(?) 모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화성서부경찰서는 14일 딸(34)의 애인 Y씨(48)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어머니 K씨(58)와 동거남 K씨(53), 동거남 후배 S씨(49) 등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어머니 K씨는 동거남 K씨, S씨와 함께 지난 2009년 9월29일 오후 8시께 화성시 정남면 인적 드문 공터로 Y씨를 불러내 둔기로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동거남의 또 다른 후배 K씨(52)의 도움을 받아 시신을 같은날 밤 11시께 강원도 평창의 한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어머니 K씨는 딸이 Y씨에게 폭력과 협박을 당하는 것을 보고 이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동거남 K씨에게 부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발생 후 두달 뒤인 같은 해 11월30일께 Y씨의 전 부인은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살인 등의 범행 단서를 찾지 못해 신고 후 1년6개월만에 사건을 내사종결처리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오후 7시께 어머니 K씨가 112로 전화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K씨는 경찰에서 “동거남이 살해 직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살해 사실을 협박하며 돈을 요구 총 5억원 가량을 뜯겼다”면서 “이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데다 자책감까지 더해져 자수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동거남 K씨와 S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고, 이후 암매장된 사체를 찾았다.

경찰에서 동거남 K씨는 “Y씨가 딸을 못살게 군다고 해서 겁만 주려했는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기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며 “그러나 사건 이후 동거녀에게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했던 또 다른 후배 K씨를 쫓고 있다.

강인묵ㆍ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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