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부인들, 인사청탁 명목으로 뒷돈 주고받아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승진 청탁을 위해 부인들끼리 뇌물을 주고 받은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검사)는 남편을 승진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취득)로 전 한국중부발전 본부장급 간부의 부인 P씨(56)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P씨는 2011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보령화력본부 소속 직원의 부인 4명으로부터 현금 1천900만원과 핸드백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P씨는 “남편이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늦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1천만원을 건넨 부인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는가 하면,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업장 내 안전사고와 관련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며 300만원을 건넨 부인으로부터 돈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건넨 부인들은 P씨의 남편이 당시 보령화력본부장·기술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인사와 관련해 사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에 따랐다고 검찰은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한국중부발전을 대상으로 공직비리를 점검해 부인들 사이에 뒷돈이 오간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P씨의 남편도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대상에서는 제외됐으며, 감사원의 요구에 따라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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