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핀 뽑자마자 ‘퍽’… 붉은색 구명벌이 바다위로

인천지검 관련기관 안전실태 점검
고작 2분 남짓 걸리는데… 선원들 적극적 구조 아쉬워

“여객선 내 차량은 절대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합니다.”

23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항여객터미널 4잔교에 정박한 플라잉카페리호 1층 차량 적재소.

항해사가 선적된 차량을 바닥에 고정(고박) 시키려 안간힘을 쓴다. 비록 선적된 차량은 없지만, 차량 바퀴 4개에 후크를 걸었다고 가정한 뒤 벨트를 선체 바닥 홈에 단단히 연결했다.

주위의 후크에 또 다른 벨트를 걸고서 장비를 이용해 벨트를 조여 배의 움직임에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도록 강하게 결속시켰다.

항해사 A씨는 “고박 작업은 항운노조원이 하지만 통상 우리(항해사)가 총괄적인 작업지시를 한다”며 “바닥에 고정되면 차량은 파도에도 움직일 수 없다. 고정줄이 견딜 수 있는 무게보다 무거운 차량일 경우엔 줄이 끊어질 수 있어 무게 제한을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구명벌에 대한 안전점검도 이뤄졌다. 세월호에선 46개 중 1개만 펴진 구명벌은, 해상사고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고의 안전장치다.

안전핀을 뽑자마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외벽에 고정돼 있던 하얀색 통이 바다로 떨어졌고, 붉은색 구명벌이 바다위에 펼쳐졌다. 걸리는 시간은 고작 2분 남짓.

이를 본 한 관계자는 “비록 점검차원이지만, 구명벌이 이렇게 손쉽고 빠르게 펼쳐지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세월호에서도 선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구명벌을 폈다면 인명을 구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날 고민석 인천지검 형사3부장 검사와 해경, 인천항만청 등 관계기관 직원 10여명은 여객선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벌였다. 검찰이 안전점검에 참여해 전반적인 실태를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

고 부장검사는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선박 안전 점검 부실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여객선 안전점검 등에 대한 제도적인 문제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이번 점검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과 인천항만청, 인천해경, 인천중부소방서,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은 이달 말까지 인천항 내 모든 연안여객선을 대상으로 특별 합동점검을 진행한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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