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드기병’ 공포… 나들이 가기 겁난다
올 첫 사망자 발생 진행 빠르고 치료제 없어
농번기 앞둔 농민ㆍ시민들 야외활동 긴장
‘살인진드기병’으로 알려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올해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농번기를 맞은 농민은 물론 등산객, 어린이, 나들이객까지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해 SFTS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가 20명 가까이 되는데다 질병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SFTS 확진을 받은 K씨(66ㆍ충남 당진)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K씨는 농민은 아니지만 평소 텃밭을 가꿔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열ㆍ구토 등을 동반한 SFTS 증상이 나타나 지난 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8일 확진을 받은 뒤 목숨을 잃었다. 이에 앞서 K씨의 부인 L씨(63) 역시 지난 2일 SFTS 확진을 받았지만 완치됐다.
이런 가운데 12일 의심환자 신고가 또다시 접수된데다 SFTS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SFTS는 주로 야외횔동시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주 매개체는 풀숲, 덤불 등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다.
6~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ㆍ설사 등 소화기증상, 혈소판감소 및 다발성장기부전 등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며 심각한 경우 사망한다.
그러나 SFTS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질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대증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출현, 총 36명이 감염자로 확진돼 이 중 60대 이상 고령자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농민을 비롯한 야외활동에 나서는 일반인까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농민 K씨(67ㆍ화성)는 “콩과 깨를 한창 심어야 할 시기에 밭에 안 나갈 수도 없고, 장갑에 장화에 다 착용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작년부터 살인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대책을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고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캠핑족인 L씨(31) 역시 “완연한 캠핑철이 시작됐는데 살인진드기 때문에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백신이라도 있으면 당장 맞겠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러면서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경기도와 용인, 남양주 등 지자체마다 SFTS 예방수칙을 알리고 소책자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치료제가 없으므로 예방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말고 진드기가 길게는 10일간 몸에 붙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므로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나 목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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