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안간다는 딸ㆍ제주도서 새 삶 꿈꿨던 아빠와 오빠…

세월호 사고 두달째
12명 안타까운 사연… 아직도 바닷속에

세월호 침몰 참사가 16일로 두 달째를 맞고 있지만, 12명의 실종자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 6명과 교사 2명, 승무원 1명, 일반인 3명 등 한 명 한 명 모두가 안타깝고 슬픈 사연을 지닌 채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사고 당일 다른 승객의 도움으로 구조된 A양(5)의 아빠와 두살 위 오빠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엄마만 시신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에서의 새 삶을 꿈꿨던 단란한 가정의 희망이 세월호와 함께 바닷속 깊이 가라앉으며 온 국민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단원고 2학년생 325명 중 75명은 구조됐다. 244명은 시신으로 수습됐다. 하지만 남은 6명은 두 달을 맞은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다.

한 여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다 어머니의 권유에 세월호에 탑승했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병이 있는 어머니는 병원 치료는 커녕, 딸을 찾아야 한다며 여지껏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머물고 있다.

영어교사가 꿈이던 4대 독자 남학생은 꿈을 채 펼쳐보기도 전에 어두운 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침몰 다음날인 4월17일 발견된 것으로 알았던 한 학생은 신원확인 결과 다른 학생으로 확인되면서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까맣게 태우고 있다.

또 세월호 4층에 있던 단원고 두 교사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듣고 머뭇거리던 학생들에게 “밖으로 탈출하라”고 소리쳤다. 구명조끼조차 걸치지 못한 두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구명조끼를 입혀 밖으로 내보냈고 물이 차오르는 선실 안으로 들어가 제자들을 구하려다 죽음의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두 교사의 이 같은 헌신적 행동은 구조된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세월호 승무원 중에서는 3층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여성 조리사 1명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조리사는 다른 남자 조리사와 함께 다쳐 쓰러져 있을 때 탈출하던 다른 승무원들의 눈에 띄었지만, 구원의 손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