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첫 마을기업’ 주주 이권다툼 ‘식물기업’… 보조금만 날렸다

전통떡 제조·판매 (주)공감자연도 3개월만에 주주 반목 사실상 폐업 
중구 관리ㆍ감독 소홀 예산만 낭비 이정재 구의원 “보조금 환수해야”

인천 영종도의 첫 마을기업이 문을 연 지 수개월만에 내부 이권다툼으로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의 관리·감독 소홀로 수천만원의 보조금만 낭비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영종지역에 다수 분포한 망개나무의 잎과 지역 쌀을 활용해 전통떡(망개떡)을 제조·판매하는 (주)공감자연도를 마을기업으로 선정했다. 이후 국비 등 4천450만원을 지원받은 (주)공감자연도는 같은 해 11월 중구 운북동에 둥지를 틀고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2월말부터 떡 공장·떡 제조 체험관·카페 등의 운영이 모두 멈춰 선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같은 동네 이웃이자 마을기업 종업원이기도 한 주주들 간 경영권 입지 확보 등을 놓고 비방전을 벌이는 등 이권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주주들 간 투자금의 사용처 여부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이기도 하는 등 그간 내분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다 보니 (주)공감자연도는 올 초 구와 안전행정부 등에 마을기업 재지정을 위한 신청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마을기업을 포기했다. 재지정 후에 가능 한 국비 등 보조금 지원도 물거품 됐다.

주민들이 주주가 돼 서로 협동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특히 마을기업 지정과 보조금 지급 이후 얼마 안 돼 사실상 문을 닫은 것을 두고, 구의 관리·감독 소홀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재 중구의회 구의원은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구가 그동안 마을기업 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예산낭비 결과까지 보지 않으려면, 구가 서둘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거나 아예 보조금을 환수하는 등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본격 사업이 시작되는 찰나 내부에 다툼이 벌어져 당황스러웠다. 엄연한 주식회사기 때문에 깊숙이 경영에 개입할 순 없었다”며 “현재 주주들을 만나 회생을 논의하고 있다. 만약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정식 폐업을 유도해 보조금 환수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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