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코앞인데… 손님맞이 준비안된 상권
부평지하상가 10곳중 6곳 중국판 BC카드 사용불가
자칫 ‘AG 특수’ 날릴판 상인 현금결제 선호 여전
“은련카드요? 그게 뭔데요?”
지난 4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남구의 한 지하도상가. 한창 손님맞이를 준비 중인 남성 의류점 직원에게 중국 은련(銀聯)카드 사용 가능 여부를 묻자 해당 직원은 도리어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인근 아동복 매장은 아예 현금 거래만 취급해 은련카드 사용은 꿈도 꾸지 못하며, 인근 신발 판매 매장 직원은 단말기의 은련카드 가능 여부를 알지 못했다.
정오께 부평구의 한 지하도상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국내 최대 지하도상가로 구월동, 신포동 일대와 함께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닿는 곳 중 하나지만, 10곳 중 3~4곳만이 은련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신규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 넓은 지하도상가를 돌아다녀도 은련카드 사용 권장이나 안내 문구는 찾기 어려웠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인 지하도상가에서 중국 신용카드인 ‘은련카드’ 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천시와 은련카드 한국 가맹점을 담당하는 비씨카드 등에 따르면 은련카드는 중국 은행카드 통합 브랜드로 구형 단말기는 단말기 교체, 신형 단말기는 간단한 업데이트 작업만 거치면 은련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인천지역 신용카드 가맹업소 중 은련카드 가입률은 52%(7월 기준)로 서울 명동·강남 등 주요 번화가가 60~70%를 기록한 것에 비해 현저히 낮다.
비씨카드는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은련카드 가입률이 40%대로 인천 평균보다도 낮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하도상가 상인들이 중국어 미숙을 이유로 은련카드 가입을 꺼리거나 현금 결제만 취급하면서 은련카드 가입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은련카드 가입업소들도 현금 결제를 유도하거나 복잡한 중국인 거래를 피하는 등 실제 은련카드로 결제가 이뤄지는 비율은 3%에 불과해 서울 1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 방문객이 지하도상가에서 은련카드 사용이 어려울 경우 적은 금액만 구매하거나 구매를 포기하고 서울·경기지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지역 중국 방문객을 잡으려고 홍보활동에 주력했지만, 상인들 반응이 소극적이라 아쉽다”며 “남은 기간에 지하도상가 등 집중 방문예상지역에 대한 은련카드 홍보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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