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도 ‘삽질’… 관광객 내쫓는 ‘엇박자 행정’

[현장&] 인천관광 1번지 월미도 ‘공사판’

“인천 하면 월미도인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완전 공사판이네요.”

11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중구 월미도 선착장. 유람선을 타려고 기다리는 관광객 행렬 뒤로 보도블록 공사가 한창이다.

선착장 매표소와 횟집들 사이로 새 보도블록과 시멘트 포대가 산더미처럼 쌓인 채 100m가량 늘어서 있다.

같은 시각 월미문화의 거리 끝자락 A 놀이동산 앞 거리 상황도 마찬가지. 출입 통제를 알리는 경계선 뒤로 근로자들이 바닥에 시멘트를 붓고 새 보도블록을 붙이기 바쁘다. 이미 새 단장을 마친 일부 거리 바닥은 마감처리가 안 돼 틈이 2㎝가량 벌어져 있다.

특히 거리를 걷는 사람들 위로 보이는 월미은하레일 하부엔 비둘기 주검과 각종 오물 등이 가득해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광객 K씨(48·경기 수원)는 “어릴 때 와봤던 월미도에 아들과 함께 왔는데 온통 공사 중이고 곳곳이 더러워 깜짝 놀랐다”며 “아시안게임 손님맞이를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인천의 대표 관광명소 월미도가 AG기간 중 각종 공사와 오물로 얼룩지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32억 5천여만 원을 들여 오는 11월까지 월미도 문화의 거리 815m 길이의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등 도로정비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를 일 주일여 앞두고도 거리 정비가 끝나지 않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상인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평소 중국인 등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곳엔 인천AG 기간 내 2배 이상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칫 공사판이라는 이미지만 심어줄 우려를 낳고 있다.

당장 인천AG 개막 하루 전인 오는 18일 이곳에서 열릴 성화봉송 행사 때 보도블록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으면 자칫 봉송 주자의 안전 문제 등으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구는 올해 인천AG 일정을 알면서도 거리 정비 기간을 AG 기간에도 진행키로 해 인천시 등과 엇박자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관광객 불편과 상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주말에 공사를 하지 않다 보니 부득이하게 공사 기간을 길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인천AG 등에 차질이 없도록 서둘러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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