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자들 맞아? 연일 거침없는 행보

우리측 취재진 보다 더 적극적 외국 보도진과 격의 없이 어울려
숙소서 와이파이 요구 등 눈길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취재차 입국한 북한 취재진이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북한 인사들은 국제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남측 취재진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냉랭해졌지만, 이번 인천AG에선 상반된 모습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6일 인천AG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북측 취재진은 지난 11일 축구, 조정 선수단 등과 함께 선발대로 들어와 6일째 미디어촌에 머물고 있다.

북측 취재진이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다른 나라 기자와 함께 공식 미디어촌에 머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통상 선수단과 함께 머물거나 따로 거처를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또 미디어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도 북측 취재진은 예전엔 외국 기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각자 앉고 싶은 자리에 앉는 등 외국 기자와 섞여 식사했다.

특히 15일 밤 미디어촌 인근 구월동 상가밀집지역에선 오후 11시가 넘어서 숙소로 들어가는 북한 취재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남측 사람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반주를 한 이들은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시민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미디어센터를 방문해서는 남측 요원에게 “숙소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북측 인사가 되레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취재진뿐 아니라 선수단도 최근 열린 국제대회와 비교하면 한층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훈련은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지만, 팀 버스로 이동하는 사이 국내 언론의 질문에 짧게나마 답변하고 있다. 12일 남동아시아드 럭비구장에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훈련이 끝난 뒤 북한 김광민 감독 등은 이동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응원단 많이 오면 좋지”라는 등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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