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송도국제도시’ 간판 외국어표기 의무화 유명무실
18일 오후 2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신송로 125번 길. 송도 내 최대 상권인 이곳에는 건물마다 수많은 상점이 들어서 있다. 국제도시 명성대로 상점 간판 모양도 구도심보다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국제도시인 송도는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광고물에 의무적으로 영문 병기를 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각종 음식점과 개인병원, 피부관리점, 노래연습장 등 상점 수십 곳의 간판에선 영문표기를 찾아볼 수 없다.
간판 영문 병기가 의무화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수많은 상점이 여전히 한글 간판만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영문표기를 한 간판이라도 가게 이름만 영문으로 표기해 음식점 등 상점 분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송도에서 학원강사로 일하는 라미어레즈씨(28·미국)는 “글로벌 도시라고 해서 송도까지 찾아와 정착했는데 상점 간판에 영문이 표기돼 있지 않고, 안내문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으러 다닐 때 무엇을 파는 상점인지 알기 어려워 불편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단속실적도 없고 계도나 홍보도 소극적이다.
인천경제청은 2010년 상점 간판(광고물) 영문병기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간판 교체 보조금 등 예산 14억 원을 투입하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에 참가하거나 보기 위해 송도를 방문한 외국인의 불만이 잇따라 국제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최근 송도 내 아파트 신규분양 등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모든 행정역량이 불법 현수막 단속에 집중돼 관리가 미흡했던 것 같다.
일부 상점은 신고나 허가를 받지 않고 간판을 단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AG 이후 송도 내 간판 현황을 전수조사해 대대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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