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예약·발권시스템 먹통
“미리 공지라도 해야죠. 하마터면 비행기 놓칠 뻔했어요.”
23일 오전 11시께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대한항공 A 카운터.
수많은 여행객이 창구에 줄을 선 것과 대조적으로 자동 탑승권 발급기계(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앞은 한산하다. 셀프 체크인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키오스크 화면을 만지작거리던 한 외국인 가족이 이내 발을 돌려 창구로 향한다. 맨 끝줄에 선 이 가족이 발권받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 분.
기내용 짐을 든 한 남성도 키오스크를 찾았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대만 출장길이라는 A씨(45)는 “5분 걸리는 체크인을 한참 동안 줄을 서서 해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사전 안내도 없고, 하마터면 비행기 시간을 놓칠 뻔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예약·발권 시스템 전환 여파로 자동 탑승권 발급 서비스가 중단돼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고객 홍보가 부족해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존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을 새것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했지만, 자동 발권 서비스는 멈춰 섰다. 기존 키오스크 단말기와 연동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는 통상 30여 분의 창구 대기시간을 단 5분으로 줄여줘 이용 수요가 높았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전용 창구(3층 A·B·C)에만 무려 22대가 설치됐다.
그러나 서비스 중단으로 수하물을 부치지 않는 여행객조차 창구에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이 이어지고 모든 고객이 창구로 몰리면서 평소보다 발권 등을 위한 대기 시간마저 길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고객을 위한 홍보는 찾아볼 수 없다. 대기시간이 길어진 만큼, 서둘러 공항을 찾아야 하나 고객들은 현장에 도착한 뒤에서야 안내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는 개편을 위해 수일째 서비스가 중단돼 인터넷을 통한 사전 확인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창구를 확장하는 등 혼잡에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 문자 서비스와 홈페이지, 터미널 방송 등을 통한 고객 안내를 강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키오스크 서비스 이용 고객이 많았던 만큼, 한달가량의 정비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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