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중·고 현미경 42.9% 구입한지 11년~30년 낡은제품 클리닝도 안해 실습 불가능
인천지역 일부 학교에서 구입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현미경으로 과학수업을 하고 있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홍준 의원(새누리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 초·중·고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미경 1만 129대 중 4천352대(42.9%)가 구입한 지 11년에서 30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J 초등학교는 지난 1984년에 구입해 30년이 지난 현미경 5대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등 지역 내 전체 초등학교에서 보유한 현미경 4천384대 중 구입한 지 10년이 넘은 현미경이 45%(1천968대)에 달했다.
중·고교도 과학실험 환경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중학교가 보유한 현미경 3천534대 중 구입한 지 11~30년이 지난 현미경이 1천490대(42%)였으며, 고교는 전체 2천211대 가운데 894대(40.4%)가 11년이 넘었다.
이처럼 낡고 오래된 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과학교구인 현미경의 경우 사용 연안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며, 일선 학교에 지원되는 예산이 과학교구를 교체할 만큼 넉넉하지 않은 것도 주된 이유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는 제대로 된 실험이나 실습교육이 불가능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현미경 판매업체인 I 관계자는 “현미경은 주기적으로 분해해 클리닝하지 않으면 고장이 나거나 먼지가 끼어 렌즈가 보이지 않게 된다”며 “이 같은 작업은 일반인이 할 수 없고 전문적인 엔지니어를 통해서만 가능하지만, 이를 의뢰하는 학교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구입한 지 30년 이상 된 현미경이 교육현장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우리 과학교육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험 및 실습교육 강화 등 과학교육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창의인재교육과 관계자는 “일부 현미경이 구입한 지 오래된 것은 맞지만, 쉽게 부서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사용할 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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