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방불… 운동·산책길 ‘고생길’

[현장&] 시민 품으로 돌아온 ‘누더기 인천AG 주경기장’

▲ 17일 정오께 한 주민이 바닥 블록 보수공사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박용준기자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후 개방한다고 했으면 주민들이 이용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거 아닙니까?”

17일 정오께 인천시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를 치른 이곳은 본 역할을 다하고, 인근 주민의 운동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해야 할 주경기장 곳곳은 훼손되거나 방치돼 주민 운동공간으로 활용하기 민망할 정도다.

춤으로 정원 일대에는 AG 진행 과정에서 수십 개의 바닥 블록이 깨져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춤으로 정원 한복판에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장비와 트럭이 수시로 오가고 있지만, 정작 공사 안내문이나 안전 펜스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운동이나 산책 나온 주민도 공사 현장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기 일쑤다.

한 30대 여성은 유모차를 끌고 가다 깨진 블록 사이를 지나느라 혼쭐이 나기도 했다.

인근 춤으로 마당에는 지난달 4일 AG 폐막식 때 쓰였던 매표 부스 컨테이너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아직 대회가 진행 중인 것 같은 착각을 주고 있다.

또 수로 형태의 에코캐널 700여m 중 ⅓가량만 남은데다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어 녹조현상마저 보이고 있으며, 각종 쓰레기가 물 위를 떠다녀 지나가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보조경기장은 인근 주민들로 붐비지만, AG 당시 만들어 놓은 출입 차단용 펜스가 그대로 남아 있어 안에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다. 주민이 가장 많이 몰리는 야간 시간에는 보조경기장 바깥쪽을 비추는 보조조명만 작동되고 육상트랙을 비추는 주조명은 켜지지 않아 주민들은 컴컴한 트랙을 이용해야 한다.

주민 A씨(39·서구 연희동)는 “주민에게 개방하려면 사소한 것에 신경 써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이제 대회가 끝난 만큼 시설 관리와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보조경기장 펜스는 철거 예정으로 새로 출입구를 만들 것”이라며 “야간조명도 시간대를 정해 켤 계획이며, 에코캐널이나 주변 시설도 새로 정비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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