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월동 로데오거리 ‘노점철거’ 전운
“아무리 불법이라지만 우리에겐 살아갈 마지막 보루입니다. 끝까지 맞서 투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27일 새벽 4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30여 개의 노점 상점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200여 명의 노점 상인이 웅성거리고 있다. 남동구의 로데오거리 노점 철거(행정대집행)를 막고자 노점 상인이 사수대를 결성한 것이다.
로데오거리 출입로 곳곳도 승합차와 노점 상점으로 막혔고, 곳곳에 휘발유를 가득 담은 기름통과 LP 가스통 등이 놓여 있는 등 긴장감이 가득했다.
4개 중대 300여 명의 경찰과 4대의 소방차와 20명의 소방관, 구조구급 대원 등이 광장 외곽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30분 뒤 구가 준비한 물차와 지게차 등 장비 30여 대와 철거 용역 인원 300여 명이 집결하면서 상인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철거 인원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일라 치면 출입구 곳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등 반발했다.
5시40분께 장석현 남동구청장이 현장에 나타났고, 철거 인력을 노점상인 정면 20여m까지 전진배치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철거반과 노점상인이 대치한 지 3시간여가 지나자 구는 철거 인력을 로데오거리로 투입하며 강제 철거에 나섰다.
하지만 상인들이 또다시 기름통 등에 불을 지르는 등 강력히 막아서면서 강제 철거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노점상인 A씨(55)가 노점 부스에 있던 2m 높이의 사다리에서 떨어져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용역직원 1명도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인명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다음을 기약하거나 상인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 달라’고 장 구청장을 만류했고, 장 구청장은 8시께 철거용역을 철수시키며 상황이 끝났다.
장 구청장은 “불법 노점상인으로 인해 일반 상인이 큰 피해를 입어 철거해야 하지만, 인명 피해가 우려돼 철거를 고집할 수 없었다”면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점상인과 대화 등 다른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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