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관 파열 3만8천가구 단수 뒤늦은 통보 주민 식수난 고통
인천 서구지역에서 지난 19~20일 34시간 동안 수돗물이 단수되면서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의 미흡한 초기 대처가 주민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공촌사거리의 도로 지하에 5m 깊이로 매설한 1.8m 지름의 상수관이 한파로 터졌다.
이 사고로 지난 19일 오전 2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4시간 동안 서구 원당동, 당하동, 대곡동, 마전동 일대 3만 8천 가구가 단수돼 주민 11만 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서구 오류동, 왕길동, 금곡동 등 검단지역 8개 법정동의 계량기 소유주 전화번호에 문자메시지 1만 1천여 건을 보냈다.
하지만, 주민들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시각은 지난 18일 오후 9시께로 사고 발생 9시간 뒤이며, 수돗물 단수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시간이었다.
특히 일부 주민은 문자 메시지조차 전달받지 못해 아무런 대비 없이 단수 사태를 맞이했다. 계량기 세대주가 이사를 하거나 휴대 전화번호를 변경했는데도 바뀐 연락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문자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는 문자메시지를 수신할 수 없는 집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었다.
결국 단독주택·빌라 주민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돼 급수 차량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 등 고통의 34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서구 주민 김모씨(39·여)는 “자정이 다 될 때까지도 단수 예고 문자를 못받았다”며 “갑자기 물이 끊겨 받아놓은 물도 없고 생고생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1만 1천여 곳에 단수 예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없는 번호나 바뀐 번호가 많아 안 갔을 수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화번호도 제대로 확보하고 단수 예고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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