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감싸기 의혹, 국토부 조사관 체포

‘땅콩 리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한항공과 유착 의혹을 받는 국토교통부 조사관을 체포하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칼피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칼피아는 대한항공(KAL)과 유착한 국토부 공무원을 일컫는 말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국토부 소속 K조사관(54)을 체포하고 김포공항 인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K조사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각종 조사 기록 등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조사관은 ‘땅콩 리턴’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번 사태의 은폐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Y상무(57)에게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수시로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Y상무는 사건 발생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하는 등의 혐의(증거인멸·강요)를 받는 인물이다.

15년간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다 국토부로 옮긴 K조사관은 Y상무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토부의 항공안전감독관과 운항자격심사관 등 27명 가운데 대한항공 출신은 21명(78%)이며, 항공정책실 공무원의 절반가량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 등을 맡은 대학(46명)이나 한국항공대(41명) 출신이어서 칼피아 논란이 거세다.

검찰은 압수한 K조사관의 휴대전화를 복원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K조사관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과 Y상무에 대해 각각 항공보안법 위반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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