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인천 新교통요충지’… 버스·택시·불법 주정차 ‘아수라장’

[현장&] 검암역 앞 도로 ‘포화상태’

▲ 6일 공항철도 검암역 인근 좁은 도로에 많은 차량이 몰리며 극심한 차량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박용준기자

6일 오후 5시 20분께 공항철도 검암역 앞. 퇴근길이 시작되면서 한꺼번에 몰려나온 시민을 태우기 위해 택시가 승강장부터 교차로까지 200m가량을 꼬리를 물고 정차해 있다.

택시 승강장 앞쪽으로 4~5m 떨어진 버스 승강장에는 불법 주·정차된 승용차가 길게 늘어서 있다. 이들 불법 주·정차 차량은 단속용 카메라가 눈에 띄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동을 켠 채 가족이나 지인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잠시 후 도착한 버스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점령당한 버스 승강장에서 서지 못하고 1차로와 2차로 경계 위에 멈춰 섰다. 시민들은 2차로를 걸어서 버스에 오르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길게 늘어선 택시와 불법 주정차 차량, 1차로와 2차로 경계에 멈춰선 버스 등이 엉키면서 버스 뒤를 따르던 차량들이 중앙선을 침범해 추월하거나 경적만 울려대는 등 한마디로 무법천지로 변했다.

공항철도 검암역은 지난 2007년 조성돼 운행 초기만 해도 1일 평균 1천~2천 명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2010년 공항철도 서울역 연장 이후 이용객이 크게 늘었으며, 지난해 KTX 연결 이후에는 1일 이용객이 2만여 명에 달한다.

게다가 이곳은 내년 인천지하철 2호선 환승역이 되고,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까지 추진되면서 이용객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검암역 진입도로(4차선)는 이미 포화상태다. 6개 노선의 버스 정류장과 수십 대가 상시 대기하는 택시 정류장이 별도 진출입로가 없어 도로 하나와 겹치기 때문이다.

또 불법 주정차 차량이 기승을 부리면서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이중·삼중 주차를 일삼고 있다.

주민들은 조성 초기에 비해 이용객이 10배 이상 늘어난 만큼 진입도로를 확충하거나 주차장을 추가 개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 A씨(38)는 “예전에는 한가한 역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역세권도 이런 역세권이 없다”며 “당연히 6차로 이상으로 진입도로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주차단속을 매일 하고 있지만, 워낙 차량이 많이 늘어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아직 진입도로 확충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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