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TOP2’ 인천… 알고보니 계약직 양산

인천지역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중 57.9% ‘일용·임시직’
고용률 65.2% ‘허수 논란’… 실업률, 특·광역시 중 ‘최고’

“실업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앞으로 직장을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음이 무겁네요.”

지난해 여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반년 넘게 구하고 있는 A씨(39). 그는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답답하기만 하다.

구청이나 노동청 등 각 기관에서 일자리를 알선하고 있지만, 근무 환경은 둘째 치고 대부분 A씨 한가족 먹고살 만큼의 보수를 받기도 어려운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A씨는 “우선 계약직으로라도 들어가 당장 돈벌이를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서 “하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자칫 그러다 계속 계약직만 전전, 평생직장이 될 곳은 영영 구하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지역의 고용률은 높은 수준이지만, 정작 고용의 질은 낮은 계약직 고용이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고용률은 65.2%로, 서울시를 포함한 7개 특·광역시 중 고용률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용률 증가를 이끈 일자리 절반 이상이 일용·임시직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은 지난해 자영업자를 포함해 지난 2013년보다 총 3만8천개의 일자리(취업자)가 늘어났지만 이 중 2만2천개(57.9%)가 일용·임시직이었다. 단기 계약직인 임시직이 6천명, 공사현장 인력 등 일용직이 1만6천명이다.

결국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고용률은 좋은 것처럼 통계가 나오지만, 실제 인천지역의 일자리의 질은 좋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일용·임시직 증가엔 일선 지자체들이 앞다퉈 일자리를 만든다면서 예산으로 10개월~1년짜리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데 치중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같은 고용률 수치도 상당수 허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의 고용률은 2013년에 비해 고작 0.1%p 오른 것에 불과해 전국적으로 울산시에 이어 가장 낮은 고용률 상승폭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천지역 실업자는 총 7만3천명으로 2013년에 비해 1만명(15.8%)이나 증가, 실업률이 4.7%에 달하며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이와 관련 노동청 관계자는 “지난해 고용률 상승폭이 6년 만에 전국 평균을 밑돌며 낮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제활동은 활발했다”면서 “올해 기업 등이 임시·일용보다는 상용직 등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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