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들 폭주 ‘사고 속출’ 남측도로 CCTV 전무 경찰 ‘아찔한 질주’ 무대책
영종도 해안도로가 주말 밤이면 외제차들의 폭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1일 0시 30분께 중구 용유동 남측 해안도로에서 크라이슬러 승용차와 폴크스바겐 승용차 등 외제차량 2대가 충돌, A씨(26·여)가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는 구읍배터 방향 편도 2차로에 있던 크라이슬러 승용차가 불법 유턴을 시도하다 뒤에서 달려오던 폴크스바겐 승용차와 부딪히면서 벌어졌다. 이들 차량은 제한 속도인 시속 80㎞를 넘어 시속 140㎞까지 과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종도와 용유도를 잇는 인천공항 남측 해안도로는 주말 밤이면 외제차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는 ‘드라이브 명소’로 꼽힌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건설 과정에서 방조제 위에 만들어진 해안도로는 왕복 4차로로 남측 도로가 길이 9.29㎞, 북측 도로는 7.3㎞로 차량통행이 많지 않고 일직선으로 뻗어 과속하기 쉬운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과속단속 카메라는 북측 도로에만 두 군데 설치됐을 뿐, 남측 도로에는 단 한 군데도 설치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로 별다른 과속방지 대책을 갖추지 않아 과속 행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이에 영종도 해안도로에서 제2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단속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일 밤이면 외제차 동호회 같은 곳에서 몇 대씩 몰려온다”며 “도로 관리 주체가 인천공항공사, LH 등 여러 곳으로 나뉘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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