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AG경기장, 그림의 떡”… 개방 ‘감감무소식’ 불만 폭발

대회 폐막 수개월 지나도록 주경기장 주변 테니스장 등
문 꽁꽁 잠그고 ‘접근금지’ 예산난 이유 곳곳 개방 지연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를 위해 지어진 각종 경기장이 AG이 끝난 지 4개월여가 지나도록 시민에게 개방되지 않아 최첨단 신설 경기장 이용의 꿈에 부풀었던 체육 동호인 등 시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AG을 위해 건설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등 16개 경기장을 인천시 시설관리공단과 인천시 체육회, 강화고려역사재단 등 3개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장 운영 위탁기관들이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이들 경기장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다.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 공원에 테니스장 6개 면과 보조 운동장 등 운동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인천AG과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가 끝난 지 4개월이 다 되도록 여전히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주민의 이용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이곳 테니스장 주변에 조성된 주차장에는 각종 공사 자재가 널려 있고, 인접한 공용화장실도 폐쇄된 상태로 방치되는 등 경기장 주변 정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설을 시로부터 인계받은 지 6~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운영방식조차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경기장 인근에 사는 시민 A씨(27·여)는 “주경기장 근처에 있는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면서 “하지만 인천AG이 끝난 지 한참 됐는데도 이용은커녕, 아예 경기장 구경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장은 시민 이용을 위한 시설 조성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남구 문학 박태환 수영장은 예산 부족으로 내부 헬스장 등 스포츠센터 일부 시설 조성이 미뤄졌으며, 부평구 열우물테니스·스쿼시 경기장 내 수영장 등의 시설도 빨라야 오는 4월 이후에나 시설 공사가 끝난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예산 심의과정에서 위탁기관 자체활용 예산이 삭감돼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주민이 최대한 빨리 체육시설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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