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구 청사 ‘원성’
“혹시 주차할 자리 있나 들어가 볼게요.”, “주차 자리 없어요. 지금 들어가면 차끼리 엉켜서 안 돼요.”
9일 오후 1시 30분께 인천 서구청 주차장 입구. 청사관리요원과 구청을 찾은 운전자가 말다툼을 벌였다. 주차장이 가득 차 청사관리요원들이 주차장 입구에 ‘만차’ 입간판을 세우고 아예 차량 진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운전자는 차량을 구청 입구에 세우고 항의했고, 그 뒤로는 영문도 모른 채 구청 진입을 위한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민원인 A씨(33)는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 구청을 왔는데, 민원 보는 시간보다 주차하는데 시간이 두세 배 더 걸린 것 같다”면서 “주차장을 늘리던지 대책을 세워야지, 이거 매번 올 때마다 주차하지 못해 마치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구 청사관리요원은 “구청에 행사가 있는 날의 주차장 사정은 최악”이라며 “빈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항의하거나 떼쓰는 민원인도 있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서구청의 한 사무실도 사정은 마찬가지. 민원인이 업무 처리를 위해 서 있었다. 사무실 공간이 비좁아 앉아서 대기할 수 있는 의자나 테이블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구 50만 명을 돌파하며 거대 자치구로 재탄생한 서구가 청사 내 사무실과 주차장이 비좁아 늘어가는 민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구에 따르면 청사는 지난 1988년 1월 옛 북구에서 분구되면서 건설, 27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당시 15만 명이던 인구가 최근 3배가 넘게 급증하면서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구청 내 주차장은 107면에 불과하다. 이는 인구 55만 명의 부평구청 주차장 330면, 인구 51만 명의 남동구청사 주차장 450여 면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사무실도 민원인이 대기하기에 비좁은데다 인구 50만이 넘어 새로운 부서까지 신설해야 하는데도 현재 청사 내엔 공간이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청사 인근 건물을 임대해 2개 과가 이전했지만, 입주한 건물도 민원인까지 감당하기엔 주차 등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구 관계자는 “늘어난 주민 수만큼 당장 주차공간이나 사무실을 늘리기가 어렵다. 현재로서는 마땅한 부지도 없고, 예산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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