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도로표지판에 발등…

[현장&] 서구지역 교통시설 ‘총체적 부실’

▲ 지난해 9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공사가 마무리돼 기존 가정지하차도가 폐쇄되고 가정오거리 지명이 루원교차로로 변경됐음에도 서구지역 교통표지판에는 여전히 옛 가정오거리 지명이 표기돼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분명히 ‘루원교차로’에서 진입하라고 들었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표지판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인천 남동구에 사는 A씨(32)는 최근 서구 가정동의 친구 집을 찾아가다 한참을 헤맸다. 친구가 알려준 길은 ‘루원교차로에서 좌회전하라’였지만, 도무지 루원교차로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차를 세우고 행인에게 물어물어 루원교차로가 옛 가정오거리라는 것을 알았고, 표지판에서 가정오거리를 찾아 20분 만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A씨는 “루원교차로 공사가 지난해 끝났다고 하는데, 표지판은 온통 옛 지명인 가정오거리로 되어 있다”면서 “기본적인 교차로 명칭을 교체하지 않으면 처음 오는 사람은 대체 어떻게 길을 찾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가 도로공사가 끝난 뒤에도 표지판이나 신호체계 등 후속 도로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17일 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청라국제도시와 연결하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공사로 인해 가정지하차도가 폐쇄되면서 수십 년 간 이용해온 가정오거리가 루원교차로로 명칭이 변경됐다.

그러나 여전히 가정동 일대 도로표지판은 옛 지명인 가정오거리로 남은 채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일대에 설치된 서구지역 시내 교통상황을 안내하는 대형전광판(VMS)에도 이 구간을 여전히 ‘가정5거리’로 표시하고 있다.

특히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옆 봉수대로길은 현실에 맞는 도로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심각하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때 셔틀버스 등을 이용하는 시민을 위해 1㎞ 구간에 무려 4개의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생겼는데, 여전히 이 신호체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임시 주차장 등도 없어져 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이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지난해 도로정비·건설 등이 많아 루원교차로 주변을 비롯해 지역 내 총 200여 개 교통표지판을 손봐야 하는데, 조달청 자재 구매가 늦어져 지연되고 있다”면서 “지역 내 전체적인 도로 정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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