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아울렛… 신포동 상인 ‘날벼락’

인천서 가장 오래된 상권 초토화 시간문제 거센반발
비대위 “업태 변경 중단을” 중구 “절차상 하자 없어”

인천 중구에 있는 롯데마트가 대형마트에서 아울렛으로 업태를 변경키로 하자 동종업종이 밀집된 신포동 일대 상인들이 인천 최고(最古) 상권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등 집단반발하고 나섰다.

26일 구와 신포상가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07~2014년 영업했던 롯데마트 항동점을 롯데아울렛 인천항동점으로 변경·운영하겠다며 지난 9일 구에 대규모 점포 변경을 신청했다.

처리기한은 신청 후 30일 이내로 등록이 완료되면 면적 1만8천182㎡, 지하 1층, 지상 6층에 170여개 점포를 갖춘 아울렛이 오는 5월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대책위는 아울렛이 생기면, 당장 신포동 상권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입점 반대’를 외치고 있다.

식료품이나 농수산 품목을 중심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아울렛은 의류나 잡화를 중심으로 매장이 구성돼 신포동 상권과 품목이 겹치게 된다.

개항 이래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포동 상권은 경동사거리부터 인천우체국에 이르기까지 의류 및 잡화 점포 130여곳을 비롯 모두 200여곳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비대위는 인천의 중심지가 구월동·송도로 옮겨간 이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불과 2.3㎞ 거리에 불과한 곳에 모객효과가 큰 아울렛의 입점은 인천항 관광객 차단 등 신포동의 유동인구를 감소시켜 결국 상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추성호 비대위 회장은 “상권 살리자고 시설 및 경관 개선에 갖은 노력을 했는데 괴물 같은 대기업 아울렛으로 다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나중에 땅 치고 후회하지 말고 지역사회가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절차상 하자가 없어 처리기한 내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신포동 상인 입장은 이해되지만 거부할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27일 오후 2~3시 단체 휴업 및 결의대회를 통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고, 다음주 중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에서 롯데쇼핑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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