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환자 입원 ‘인하대병원’ 빈틈없는 방역·치료
“우리 힘만으로 메르스를 막을 수야 없겠지만, 우리가 맡은 역할에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온 나라가 공포감에 휩싸인 가운데 인하대병원이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데 발 벗고 나서 인천시민이 안정감을 찾는 데 일조하고 있다.
15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21번 확진 환자(59·여)가 경기도 평택에서 이송, 격리병동에서 치료 중이다. 일각에서는 지역사회 2차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셌지만, 인하대병원은 외부 대응을 자제한 채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은 감염관리규정을 바탕으로 묵묵히 환자 치료와 감염 예방에 집중했다.
인하대병원은 원내 이동경로를 최소화하고, 병원 1층 정문과 지하주차장 연결통로, 응급실 정문 단 3곳만 개방했다. 병원 출입 시 모든 인원의 손 소독은 물론, 열 감지기로 체온을 확인해 이상 증상을 보이는 방문객은 원외에 마련된 격리치료실에서 별도 검사를 했다.
출입구마다 4명이 교대로 배치되는 등 모두 20~30명의 의료진이 메르스 관련 업무에 배치됐지만, 직원 대부분이 휴가를 연기하고 비번 날에도 근무에 임하며 현장 공백을 최소화했다. 병원 측도 열 감지기 2대를 신규로 사들였으며, 메르스 사태 이후 관심이 높아진 에크모(체외막형 산소화장치)는 이미 갖고 있던 1대 외에 1대를 새로 구입해 장비 지원에 나섰다.
이러한 대응 속에 21번 확진 환자는 현재 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됐으며, 다른 의료진이나 환자로 2차 감염된 사례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확진 환자 이송 소식과 함께 외래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발 빠른 대처 덕에 일부 환자는 다시 병원을 찾고 있으며, 입원한 환자들의 불안했던 심리 상태도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인하대병원의 숨은 노력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병원 유선전화와 SNS를 중심으로 인하대병원에 대한 격려와 칭찬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을 찾은 이모씨(38)는 “처음에는 확진환자 이송 소식을 듣고 병원을 원망하고 치료 일정을 연기했었다”며 “오늘 막상 와보니 막연한 불안감도 없어지고 2차로 전염된 사례도 없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