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지난 95년 7월 1일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후 20돌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지방자치도 강산이 두 번 바뀌고 성년에 이르게 되었다. 그동안 지방자치 20년을 되돌아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지방행정 환경과 주민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방자치는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을 동시에 겪으며 발전되어 왔다.
지방자치의 주체자로서 지방자치 20년의 功과 過를 되돌아보고 발전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먼저 긍정적인 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관존민비(官尊民卑)의 권위주의 행정문화가 사라지고 주민이 주인인 지방행정 환경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즉 행정과정에 민주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과거 관주도의 일방주의 행정에서 쌍방향으로 바뀌어 주민참여와 권익이 크게 신장되었다. 이와 함께,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사업과 개성있는 지역문화 사업이 발굴되어 지방발전을 견인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디딤돌을 놓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문제점과 보완해야 할 분야도 함께 나타났다. 우선 일부 지방 정치인들의 비리와 부패문제로 지방자치가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자치의 기본요소인 재정, 권한, 조직 등도 여전히 중앙정부에 집중돼있어 실질적인 자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반쪽 지방자치에 머물러 있으며, 님비(Nimby)와 핌피(Pimfy)현상으로 대변되는 지역이기주의와 형식적인 주민참여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문제점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끌어올릴 성숙된 시민의식과 자치의식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지방공무원의 높은 자치역량 향상과 경영마인드 도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기자로 있을 때 중앙부처 실·국장을 만나 “지방의 관리자들이 예산이나 지역현안을 협조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자료제출만 하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집요한 노력과 끈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용인시의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앙부처를 여러번 찾아가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 낸 경우가 있었다.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찾아가 설득하고 이해시키면 충분히 예산확보와 정책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성년을 맞이한 지방자치시대 공무원은 삼고초려의 마음과 함께 기업의 경영마인드가 행정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정에 기업가적 경영마인드를 적용한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사기업의 강점인 창의적이고 개척적인 정신을 갖고,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신속히 파악해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찾아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영마인드 행정은 사기업이 가지고 있는 도전과 비용, 경쟁개념, 마케팅, 수요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 다양한 행정수요와 고도화된 주민욕구에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자치 20돌을 맞아 무한경쟁의 시대, 급변하는 지방행정 환경 속에서 지방경쟁력을 높이고 지방행정 발전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의 주체인 공무원에게 삼고초려와 경영마인드 정신무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찬민 용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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