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안성 도민체전으로 하나 된 우리

지난 봄, 안성에서는 처음으로 경기도 체육대회가 있었다. 체육대회 59회가 진행되는 동안 개최 시에서 소외되어 있던 우리 안성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에 더 반가웠고 세월호로 인해 한 해 미뤄진 만큼 꼬박 2년을 준비해 치른 체전이기에 의미가 깊었다.

경기도민의 우정과 화합이라는 기치에 맞춰 안성시는 남녀노소 함께 하는 연합풍물단의 공연을 준비했고 관내 15개 읍면동을 이틀 동안 구석구석 돌며 성화를 봉송했다.

그리고 체전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은 공통의 규정을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있기 때문이며 오랜 기간 피를 깎는 고통을 이겨 내고 연마된 선수들의 훌륭한 기량을 감상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나아가 서로 다른 도시의 선수와 선수들, 선수단과 선수단들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안성시는 도민체전이 끝난 이후에 시설지원비로 투자된 65억 원의 예산으로 새롭게 정비된 관내 다양한 체육시설들을 무료로 개방해 체육시설 대관료를 대폭 낮춰 도민체전 개최 도시의 혜택이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체육활성화의 양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트 체육과 시민생활체육을 각각 나누어 관리하고 시민들에게 1인 1 생활체육 종목 갖기 프로그램을 통해 초보자나 여성, 가족 단위의 가입을 확대하는 등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 체육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민체전이 남긴 것은 또 있다.

짧았던 대회기간 사흘 동안 안성시의 체육회와 실ㆍ과ㆍ소는 시군과 자매결연을 맺어 내 집에 온 손님들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며 친교를 맺었다.

지금 안성시에서는 이 관계들이 일회성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감사하게도 체전에 참가했던 시군에서 작지만, 성의 있는 선물들이 우리 안성시에 속속 도착하기도 했다. 가고 오는 통로가 생겨나고 작은 정이 움튼 것이다.

교류와 만남의 색깔도 저마다 특성과 개성에 따라 다르다. 어느 시는 서로 농촌의 일손을 도와주며 또 다른 시는 특산물을 서로 교환판매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함께 트레킹을 하며 농가 체험을 하는 등 만나서 함께 하는 시간 자체를 문화와 우정의 교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보개면의 자매결연 도시인 성남시와는 추후 성남시민 대상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운영 시 보개면 농산물 판매 부스를 별도 설치하기로 하는 등 실질적으로 윈윈 할 수 있는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한 작은 결실을 이루었으며, 공도읍의 자매결연도시인 수원시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도농문화교류를 확대하고 농촌일손돕기 품앗이를 하기로 협의했다.

대덕면과 짝꿍이 된 안산시와는 안성시의 가장 큰 축제인 안성맞춤 남사당바우덕이 축제에 대해 방문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교류를 꾀할 예정이다.

물론 모든 관계는 일방적이어서는 지속할 수 없다. 안성시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고 우리 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도와주어야 하며 타자에 대한 열린 생각과 배려가 선행되어야 함은 기본이다.

인디언 말로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 속에 개인과 개인도 아닌 도시와 도시 간의 자매결연이 다분히 형식적인 것에 그칠 수도 있지만, 그 형식은 뜻밖에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정과 인심을 나눌 수 있는 탄탄한 관계의 끈이 되어줄 수도 있다.

안성인과 더 많은 경기도민이 교류하고 작지만 소중한 동시대인의 교감을 이어가는 것, 도민체전은 끝났지만, 안성에서 싹튼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황은성 안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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