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포켓몬GO' 열풍…국내 포켓몬 '성지' 속초를 가다

▲ 포켓몬 잡는 관광객
지난 7월 세계를 뒤흔든 스마트폰 게임이 나왔다.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속초와 양양 등 일부 영동지방이 들썩였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실제 장소에서 실제와 같은 몰입감을 느낀다.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게임, 바로 ‘포켓몬GO’다. 

속초행 ‘광풍’까지 불러 일으켰던 포켓몬GO의 열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식었지만,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포켓몬GO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에 있다. 국내에 정식 출시조차 되지 않은 단 하나의 콘텐츠가 지역을 넘어 전국을 들썩이게 한 것이다. 일명 ‘속초마을’로 불리며 ‘성지’로 등극한 속초에는 여전히 포켓몬을 잡는 유저들로 가득했다.

 

■속초로 들어가는 관문, ‘치열한 쟁탈전’ 연속

속초로 들어서는 첫 관문인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은 포켓몬GO 게임 내에서는 하나의 ‘체육관(Gym)’으로 구현돼 있다. 

결투와 성장이 가능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유저들의 쟁탈전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특히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은 우리나라의 포켓몬 ‘성지’인 속초에 첫 발을 내딛는 곳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져 더욱 뜨거운 결투가 펼쳐진다.

 

▲ 속초시 포켓몬지도
지난 26일 찾은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젊은 관광객 십중팔구는 버스서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포켓몬GO를 실행시켰다. 여름휴가철처럼 버스가 전석 매진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속초행 버스는 인기가 높은 노선이다. 

경기지역과 속초를 잇는 시외버스를 주력 노선으로 하는 금강고속(본사 구리시) 관계자는 “포켓몬GO 열풍이 속초행 버스의 인기를 크게 높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속초 주요지역마다 붙은 ‘포켓몬 지도’…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심

속초에는 11곳의 포켓몬 ‘성지’가 있다. 주요 관광지역을 중심으로 속초시는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포켓몬 성지를 알리는 지도를 곳곳에 달아놨다. 포켓몬GO를 활용해 속초 내 관광명소를 알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11성지’로 명명된 속초 엑스포유원지 또한 여전히 포켓몬을 잡으려는 유저들로 북적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는 포켓몬 유저들은 엑스포유원지를 거닐며 포켓몬 사냥에 여념이 없었다. 주변 편의점과 카페 등은 ‘포켓몬 서식지역’이라는 홍보 문구를 붙여놓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 

한 편의점 점주는 “예전에는 지역 주민들이 산보삼아 나오는 공원같은 곳이었지만, 포켓몬GO 열풍 이후 엑스포유원지를 찾는 외지인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매출도 그만큼 올라 포켓몬GO의 열기를 실감한다”고 전했다.

▲ 속초 청초호에 나타난 꼬렛
■콘텐츠의 힘…‘매니아’층을 만들어야

오는 11월 정부가 구글지도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속초는 당분간 포켓몬GO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지도 반출이 허용된다면 포켓몬GO의 국내 정식 출시가 가능하겠지만, 이미 포켓몬GO를 즐겨온 매니아층은 그 전까지 지속적으로 게임이 가능한 속초를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포켓몬GO 한국 공식 카페에는 벌써 2만4천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포켓몬GO 열풍이 국내 콘텐츠산업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신선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어야만 실제 수익창출 등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포켓몬GO의 성공은 결국 콘텐츠의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며 “규제가 아닌 콘텐츠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지원이 강화되고, 이에 맞춰 업체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원 속초=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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