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캠퍼스 실시협약 백지화하라” 서울대 총학 기자회견… 대학본부 점거 무기한 농성

시흥캠퍼스 추진에 반발하며 대학 본부를 점거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학교 측이 시흥시와 사업 추진을 위해 진행한 실시협약을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1일 오후 2시께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고수한다면 서울대학교는 대학이라는 간판을 내릴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흥캠퍼스 일방추진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가 이번 점거로 이어진 만큼 학교 측은 실시협약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밀실체결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면 점거를 해제하겠지만 계속 불통을 고집한다면 무기한 농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대로 향후 대응 등에 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캠퍼스가 들어서는 시흥시와 ‘교육신도시’로서 수혜를 보게 될 배곧신도시 입주자 총연합회는 즉각적인 입장 발표 대신, 서울대와 총학생회의 조율 과정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류호경 배곧신도시 입주자 대표는 “서울대와 시흥시가 법적 효력을 갖는 실시협약을 체결한 만큼 학생들을 자극하는 움직임 대신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면서 “서울대의 입장이 나온 뒤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대학 내부의 문제로 시 차원에서 관여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추이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재학생 투표를 진행, 1천980명 중 1천483명 찬성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요구를 통과시켰다. 이후 같은 날 밤 100여명의 학생들이 행정관 4층을 점거했다.

이성남ㆍ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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