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남경필 경기지사

“직접민주주의 도정에 반영… 블록체인 거버넌스 구축”

2016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는 새해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에서 경기도의 수장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하며 새로운 정치를 위한 모험을 시작했고, 그러한 남 지사의 행보가 도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 12월27일 진행된 남경필 경기지사의 신년 인터뷰. 이날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개혁보수신당’ 창단을 선언, 남경필 경기지사가 몸담게 될 새로운 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년인터뷰에서 남지사는 “1년 후에도 새누리당이 존재하고 있는지 한 번 지켜보자”고 당찬 자신감을 내비치며 “개혁보수신당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 숫자가 아니다. 새누리당을 왜 나왔으며 나와서 무엇을 할 것인지다.

 

대한민국의 구체제를 청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정’·‘공유적 시장경제’ 등 도정에 혁신적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남 지사는 2017년 새해에는 직접민주주의를 도정에 반영하겠다며 ‘블록체인 거버넌스 구축’을 예고했다.

-2016년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빠트린 ‘최순실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하나.

최순실 사태의 원인은 ‘권력 집중’이다. 집중된 권력을 엉뚱한 사람이 행사한 것이다. 정부의 회의내용을 다 공개하고, 권력을 분산하면 해결될 문제다. 청와대도 없애버리면 된다. 청와대를 없애고, 정부종합청사에서 일하게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은 내각하고 논의해야지, 비서들하고만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의 일정 등이 투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권력 집중’과 ‘밀실 토론’이라고 생각한다.

 

-개혁보수신당이 창당을 선언했다.

선도 탈당파로서 그동안 준비해온 내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개혁보수신당 주요 인사들과 논의하고자 한다.

 

개혁보수신당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 숫자나 이름이 아니고 ‘실제로 무엇을 할 것인지’이다. 새누리당을 왜 나왔으며, 새누리당을 나와서 무엇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권력 투쟁에서 패해 뛰쳐나온 사람들로 비칠 수 있다. 명확하게 새누리당하고 무엇이 다르고 어떠한 것을 실제로 할 것인지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개혁보수신당에서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1년 후에도 새누리당이 존재하고 있는지 한 번 지켜보자.

 

-남 지사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신당의 비전과 콘텐츠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근혜 대통령ㆍ최순실 게이트에서 나타난 대한민국의 구체제를 청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

 

첫 번째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구체제 해결이고 두 번째는 새누리당, 세 번째 재벌위주의 경제구조, 네 번째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검찰이다. 정치권력이 일부 정당에 집중된 것도 바꿔야 한다. 이러한 것을 대선 후에 한다고 하면 국민은 믿지 않는다. 2월 국회에서 해야 한다. 이것을 신당이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선거연령도 18세로 낮추고,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에 대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헌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사교육과 모병제, 수도이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한 후 대통령 임기 중에 시행해야 한다. 개혁보수신당이 2월 국회에서 놀면 새누리당 2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데 남경필 지사가 생각하는 개헌의 어떠한 모습인가.

간단히 설명해 ‘경기도형 개헌’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직접 국민의 손으로 뽑고 국회의원 의석 수에 따라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 2명,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2명인 연정위원장과 도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것처럼 대통령과 장관을 배분하면 좋겠다.

 

또 개헌을 하기 전에 ‘연정’부터 공약 했으면 좋겠다. 경기도처럼 정치적 합의에 의한 연정을 하면 여ㆍ야 협치와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을 제도화하는 것이 개헌이다.

 

-대통령 경선에 나설 것인가.

그러한 생각 자체를 던져버렸다. 지금은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니 당이 잘 만들어진 후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

-만약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한다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반 총장의 신당 합류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다.

 

-최근 남 지사의 정치 행보가 많아지면서 도정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 경기지사의 임기가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의도 남경필’과 ‘도지사 남경필’은 무엇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국회의원이 비판하고 요구하는 자리였다면 도지사는 비판을 받는 자리, 도민 행복을 위해 실행하고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1천300만 경기도민의 행복을 이뤄드리기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정과 정치, 주경야독이라는 표현처럼 두 가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도지사로서 도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해 새로운 정치 활동에도 나서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도정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취임 후 권력 분산을 시스템화해 도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도지사 권한을 나누고 경기도의회 양당과 협치로 투명하게 감시받는 것이 도지사의 과다한 개입과 주도보다는 더욱 효율적 조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선 6기 출범 후 일자리 창출과 국비 확보 등의 실질적 성과도 좋다.

▲ 남경필 경기지사가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17년 정유년 한해는 연정의 성공과 함께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가 핵심적인 도정의 방향”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시범기자
▲ 남경필 경기지사가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17년 정유년 한해는 연정의 성공과 함께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가 핵심적인 도정의 방향”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시범기자
-남 지사의 새누리당 탈당이 경기연정에 지장을 주진 않겠는가.

여야를 떠나서 협력하자는 것이 연정이니까, 크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도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협상을 해야겠지만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흐름으로 보면 결국 새누리당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력이 생기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다. 연정도 역사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연정이 지금의 시대정신과 맞다고 보기 때문에 누구도 깨기 어렵다고 믿고 있다.

-‘일자리 도지사’를 표방했다. 그동안의 경기도 일자리 창출 성과는

전국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55%가 경기도에서 창출된 것이다. 경기도에서 일자리 안 만들면 대한민국에서 일자리가 안 만들어진다는 책임감을 갖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의 구조를 변화시켜서 결국 최종적으로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 대한민국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에서도 보수ㆍ진보 이념을 떠나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새해 도정 방향은 무엇인가.

내년에도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 이것이 핵심적인 도정의 방향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촛불민심에서 드러난, ‘직접민주주의’라는 민심을 도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직접 민주주의라는 ‘소통’을 ‘공유적 시장경제’에 접목시키기 위해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이다. 블록체인 거버넌스가 구축되면 일반 도민의 목소리가 도정에 반영될 것이다.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블록체인 안에 화폐가 왔다갔다한다. 이것을 화폐가 아닌 의사결정, 토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블록에서 결정된 것이 바로 저장이 돼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의견 자체가 기록이 된다. 절반 이상 동의를 하면 도정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것이 어떻겠는가를 물어보면 그것에 대한 블록이 쌓이고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것이다.

 

신당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스페인의 온라인 정당인 ‘포데모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식간에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고, 집계되고, 토론이 돼서 그것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것에 맞춘 정책 결정을 하는 정당을 준비해야 한다.

 

-2017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한 해는 많이 화가 나셨을 텐데 올해에는 새로운 대통령도 뽑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도민들이 후회하지 않는 투표를 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큰 교훈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지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실이 무엇인지를 보시고 투표하시길 바란다.

 

또 서로 권력을 공유하는 연정의 틀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 한분 한분이 더 행복하고 고통이 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용기를 주시길 바란다. 

최원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