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의 꿈]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대한민국 도약 이끌 ‘지구촌 축제’ “이제는 평창…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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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갈등을 떨쳐내고 평창 올림픽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할 때입니다.” 

 

지난 2016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스포츠 스타가 있다. 서른 다섯의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호령한 탁구 스타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뒤 불과 2년 만에 모든 체육인의 꿈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인생의 3막을 살아가고 있는 유승민(35) IOC 선수위원이 바로 주인공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당히 2위로 IOC 멤버가 된 유승민 위원을 지난달 30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났다. 

사실상 한국 유일의 IOC 위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승민 위원으로부터 지난 4개월 간 IOC 위원으로 보낸 시간과 느낀 점,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 위원은 IOC 활동에서는 ‘열정과 배움’을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는 ‘희망과 도약’을 강조했다.

- IOC 선수위원 당선후 IOC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어떤 기술적인 부분은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조직위원회가 구성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나 전 세계인들, 스포츠인들에게 IOC위원으로서 평창을 알리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평창 테스트이벤트인 ISU 쇼트트랙 월드컵이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처음 열렸는데, 그때 국내 하계올림픽 前 메달리스트와 올림픽위원 등 9명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동계올림픽이지만 하계종목 선수들도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함께 간 것이다. 앞으로도 평창의 현장을 더욱 자주 찾아서 격려하고 응원할 생각이다.

- IOC 선수위원으로 4개월째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선수위원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있는지.

단체 채팅방도 있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선수위원회 및 분과위원회 7명을 포함해 총 21명의 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화상회의를 했으며 필요할 때마다 스텝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그럴 경우 전화로 직접 얘기하기도 한다. 독일의 하이데만 선수위원과 선거운동을 같이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친하다. 그 친구도 굉장히 열의가 있어 선거유세를 함께 다니며 자주 만나게 됐다. 선거기간 서로 격려도 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결국 1, 2위로 함께 선수위원이 됐다.

- 선수위원을 언제부터 꿈꿨고, 도전을 준비한 시기는 언제인가.

문대성 前 선수위원이 활동했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2011년도에 ‘피스앤스포츠컵’에 참가하면서 스포츠의 힘을 제대로 느끼게 됐다. 대회 취지가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증진으로 당시 나랑 북한 선수와 복식조를 맺어 우승했다. 

시합이 끝나고 나서 북측 임원들도 관심을 보였고, 역시 스포츠가 사람한테 주는 감동이나 메시지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드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IOC와 같은 큰 국제기구에서 선수로서의 경험을 살려 스포츠인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게 됐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유승민이 환호하고 있다. 당시 유승민은 결승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극적인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경기일보DB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유승민이 환호하고 있다. 당시 유승민은 결승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극적인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경기일보DB

- 선수위원이 된 후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스포츠 분야는.

현재 여러 커미션중 ‘마케팅’하고 ‘엔트라지’라는 커미션에서 활동하고 있고, 선수위원회가 갖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서는 ‘Athletic Running-Gateway’라는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나와 이신바예바(러시아) 선수가 맡았다. 사실 서양의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 특히 한국은 시스템 자체가 워낙 달랐기 때문에 저 때만해도 수업보다는 운동, 시합에 집중하는 세대였다. 

최근 우리나라도 공부하는 선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IOC 내 선수들의 교육과 관련된 부분들을 우리 선수들이 활용할수 있게끔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IOC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갖고 있어 이 부분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도핑이 현재 세계적인 이슈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청정국가지만 앞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지만 스포츠 외교분야에서는 다소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스포츠 외교는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교력이 떨어지는 측면보다는 스포츠 외교 전문가가 부족한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필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스포츠 외교 전문가와 행정 전문가의 인재들이 많아 나와야 한다. 내가 IOC위원이 됐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스포츠 외교력이 확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IOC위원 98명중 한 명일 뿐이다. 

아직 IOC위원이 한 명도 없는 국가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스포츠 강국으로서 스포츠 외교분야도 충분히 잘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보고 우리 후배들이 스포츠 외교, 스포츠 행정에 관심을 가져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갈수 있게끔 기회를 마련해주는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최순실 사태에 평창 올림픽이 연루되면서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는데 준비에 차질은 없는지.

악조건인 것은 맞다. 현재 경기장이라든가 기반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다. 내부의 준비상황은 조직위와 정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국민의 무관심이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그 문제의 중심에 체육이 있다보니 체육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 

국민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나부터 앞장서서 역할을 할 생각이다. 사실 국가적으로 이런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 국제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국민들이 하나가 되고 단결이 된적이 많지 않나. 동계올림픽은 희소성이 있는 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좀 더 평창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시 한번 우리나라가 단결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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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C 위원이자 평창 집행위원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남은 1년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치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함께 갈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정부와 정치권, 기업, 체육계, 국민이 모두 합심해서 치러야 한다. 우리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모든 분야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체육계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바로 평창 올림픽이 돼야 한다. 평창 올림픽이 잘 치러지면 세계인의 인식도 바뀐다. 한국 스포츠의 위상이 제고됨은 물론, 대한민국이 다시한번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이번 평창 올림픽이다. IOC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나도 선수위원으로서 한국의 작은 도시인 평창이 올림픽을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는지 당당하게 알릴 계획이다.

- 유 위원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키우는 후배들이 많은데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도 해냈다.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가기전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고, 선거하는 동안에도 될 확률이 없다고 주변에서 다 그랬다. 그러나 결국 만들어 냈다. 

나는 외국에서 학교를 나온 것도, 선수생활을 오래한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에 대한 도전ㆍ열정과 선수로서의 경험을 후배들과 체육인을 위해 써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누구든지 선수위원에 대한 꿈이 있다면 꾸준히 관심과 열정을 갖고 노력해라. 반드시 이룰수 있을 것이다.

 

1982년 8월 5일

부천 오정초·내동중-포천 동남종고-경기대

1997년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 선발

1999년 아시아청소년탁구선수권 단ㆍ복식 우승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한국인 두번째)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은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단체전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2016년 8월 IOC 선수위원 당선

황선학ㆍ김광호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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