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향기에 싫증 났다면… ‘나만의 향’ 만들어 보세요
시어버터·비스왁즈·향오일 등으로 30분만에 완성
휴대 간편하고 발향도 좋아… 연령 불문하고 인기
약 5천년 전 고대의 사람들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고, 향기가 풍기는 나뭇가지를 태우고, 향나무잎으로 즙을 내어 몸에 발랐다.
이 종교적 의식이 향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 후 향수는 이집트 문명권을 거쳐 그리스와 로마 등지로 퍼져 귀족계급의 기호품이 됐다.
한국에는 372년 고구려의 승려가 중국에 파견됐다 돌아오면서 들어왔고, 신라시대의 귀부인들이 향료주머니를 몸에 지니기 시작하면서 대중화가 됐다.
근대적 의미의 알코올 향수가 나온 시기는 1370년이다.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만들어진 ‘헝가리 워터’(Hungary Water)는 상큼하고 청량한 로즈메리 향이 풍겼다. 당시 70세가 넘었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폴란드 왕이 청혼을 할 정도로 매력적인 향이었다고 한다.
현대인에게 향수는 패션의 일부이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옷에 따라, 자리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향수를 뿌린다.
특히 요즘은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향이 아닌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향수를 말이다.
기자도 나만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 수원에 위치한 향수 공방을 찾았다.
정다운 ‘제이글로우’ 공방 대표는 “좀 전에 60대 여성분이 향수를 만들고 가셨다. 요즘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향수를 만들러 온다”며 “자신만의 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향수 공방에서는 30여 가지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휴대가 간편하고 발향이 좋은 ‘고체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체향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식물성오일과 시어버터, 비즈왁스, 향오일이 필요하다. 계량컵에 일정한 양의 시어버터와 식물성오일, 비즈왁스, 향오일을 순서대로 넣으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녹인 시어버터에 식물성오일과 향오일 넣을 때 시어버터의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향이 변질되거나 발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30분만 있으면 나만의 향수가 완성된다.
고체 향수는 일정한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집에서 만들 수 있다.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공방에서는 향수 말고도 향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잡내제거와 습기조절,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소이캔들’과 ‘차량용 석고방향제’를 비롯해 아토피에 좋은 천연 ‘비누’와 ‘화장품’ 등이다.
취미를 통해 시작한 수제 향수 제작은 향후 공방을 차리는 창업에도 도전해 볼만하다. 수제 향수를 비롯해 ‘캔들크래프트’ ‘천연비누’ ‘아로마테라피’ ‘세이석고방향제’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면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의 힐링 방법으로 각광받는 향수 테라피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정다운 대표는 “취미로 시작해 자격증반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향수만들기 에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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