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지도 아래 진지하게 발성 연습
교재에 음 높낮이·쉬는 타이밍 표시 빼곡
수강생들 “자존감 키워주고 힐링 시간”
시낭송 아카데미에 두 번 출석한 한희숙씨(69)의 말이다. 지난 25일 수원 문학인의 집에서는 ‘힐링 시낭송 아카데미’의 두 번째 수업시간이 열렸다.
오후4시가 지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15명 수강생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들은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홍성례 강사가 박목월의 사랑시에 대해 설명하자 각자 자신의 일화를 말하며 다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도 잠시, 홍성례 강사가 시낭송 하기 전 필수 코스인 스트레칭을 진행하자 수강생들은 곧바로 눈을 반짝이며 진지한 태도로 집중했다.
“시를 낭송하기 전에는 몸을 풀어야 해요. 손, 어깨, 목 순으로 스트레칭 해주시고, 귀를 당기면서 위아래 이를 부딪혀보세요. 발음을 잘 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또 단전호흡을 하면 평소 숨을 들이쉴 때보다 공기가 4~6배 더 들어가요. 울림 있는 소리를 위해서 계속해주세요.”
이어 홍성례 강사의 지도 아래 수강생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성 연습을 했다. 두 번째 수업이라 아직 어설픈 모습이었지만 웃음을 섞은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날 암송한 시는 윤석산 시인의 ‘빙빙’. 어린시절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던 소리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수강생들의 교재에는 음의 높낮이, 쉬는 타이밍을 표시한 필기가 빼곡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시를 집에서 외워오는 것이 과제였다. 몇몇 수강생들이 앞에 나와서 암송해온 시를 발표했다. 채선옥씨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시를 낭송하자 다른 수강생들도 귀담아 들으며 입모양으로 따라 외웠다.
홍성례 강사는 채선옥씨의 시낭송 무대를 보며 “무대에 입장할 때 마
이어 다른 수강생에게는 “시를 몇 장 종이에 인쇄해 냉장고, 화장실 등 보이는 곳마다 붙여놓아야 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힐링 시낭송’에 참가한 15명 여성들의 얼굴은 환히 빛났다. 시낭송의 매력은 무엇일까. 조길자씨(79)는 “치매예방 차원에서 이번 강의에 참가하게 됐는데 이제는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며 “시를 접하다보니 마음이 따뜻해져 말 그대로 힐링이 된다”고 밝게 말했다.
홍성례 강사는 “시낭송은 자존감을 키워주고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려도 아름다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시낭송만큼 감동을 빨리 전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엔돌핀보다 4천배 더 좋은 다이돌핀이 샘솟을 수 있는 취미생활이다”고 강조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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