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차장은 17일 오후 8시 현재까지도 페이스북 글을 내리지 않고 있다. SNS에 올린 글에 파문이 일면, 글을 스스로 삭제하는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오히려 정 차장은 17일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을 단 모 일간지 기자에게 “페이스북 친구를 끊겠다”며 자신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월부터 정 차장을 인천경제청 집무실에서 수차례 만났다. 그는 4월 이후에는 만날 때마다 “수년간 인천시민들의 돈을 떼어먹고 있는 도둑들 때문에 머리가 계속 아프다”고 말했다. 또 어느 날엔 “온갖 압력이 유 시장 주변인사들로부터 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청과 정 차장은 지난 7월 송도 6·8공구 중 4분의 1에 달하는 128만㎡에 대한 개발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상컨소시엄에 대해 “실사를 통한 정산거부 등 중대계약위반의 경우, 시행자 지위를 취소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식 통보했다. 확실한 수익 실사를 통해 인천시민들에게 환원할 개발이익금을 제대로 챙기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송도 국제도시를 개발해온 송도개발유한회사(NSIC)와 송도랜드마크시티(SLC)는 주거지역 분양수익 등에 대한 실사를 받기로 계약했으나 이를 거부해 왔다. 실사후 수익금 일부는 인천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계약해 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온 것이다.
당시 정대유 차장은 “SLC의 경우, 수익금이 IRR(내부수익률) 12%를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자와 인천경제청이 각각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해 놓고도 SLC는 블록별 실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ㆍ대주주 현대건설)의 경우, 인천경제청과 SLC는 지난 2009년 6·8공구 227만㎡ 1차계약을 했다. 2015년 1월 인천경제청은 SLC와 ‘개발사업계획 조정합의서’를 체결했다. 227만㎡ 중 34만㎡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경제청에 환수하기로 했다. 조정합의서를 통해 인천시는 개발사업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인천타워 등은 포기하고 아파트만 짓게 해준 것이다.
2015년 1월 인천경제청은 조정합의서에서 3.3㎡당 300만원(고정가격)이란 헐값에 SLC에 34만㎡를 넘겼다. 현재 송도의 지가는 3.3㎡당 최하 1천200만원이 넘는다. 땅값 차익만 최하 9천억원이다. 34만㎡의 아파트 분양수익까지 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당시 이 땅을 헐값에 넘긴 인천경제청의 송도본부장은 퇴직 후 지금 SLC에 임원급으로 근무 중이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지? 당시 조정합의서를 써준 인천경제청차장(청장직대)은 현재 인천시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조동암 부시장이다.
정 차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지방공무원 하기 장난 아니다. 국가공무원에서 전직한 것이 요즘에 와서 점점 후회막급이다.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 런지? 또 현재 자리에서 잘리게 생겼다. 아이들이 4명이라 형편상 명퇴도 어렵고… 내부 고발자도 못 되는 비겁한 사람이 되기는 알량한 자존심이 켕기고…(중략)…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 아뿔싸! 진퇴양난이다. 신세가 처량함을 누굴 원망하겠는가? 모두 나의 복일 진데”라는 글을 올렸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참고 있다. 그가 평소 하던 말보다 많이 낮은 수위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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