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아직도 목마른 ‘SK하이닉스’

김동수 경제부장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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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질주가 매섭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세에 틈타, 기업의 가치 증진을 통해 세계로의 도약이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과거 암울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글로벌 경제의 한복판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다.

 

세계경제는 바야흐로 반도체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9월호)는 경기도의 주력 유망 업종으로 단연 반도체를 꼽고 있다.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수출과 투자를 이끌어내며 향후 수년간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확언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2분기와 7월 중 전년 동기대비 각각 71.2%, 94.3% 증가하면서 1분기(54.9%)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런 수출 호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반도체 주력 생산품인 낸드플래시와 D램 제품의 수요가 향후 2~3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국내 대표적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31%에 육박하고 있는 삼성에 비해 아직은 미약하지만,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 인수 시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삼성에 견줘 낸드플래시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뛰어들면서 판도 변화가 예고됐고 현재 5위권인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된다.

 

일본 도시바는 28일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투자를 위해 3950억엔(약 4조 원)의 투자금액을 확정됐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 총금액 20조 원 중 20% 규모다. 이럴 경우 향후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도시바 메모리가 상장할 경우 상당액의 자본 이득까지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현재 8만 원대 초반에서 조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다. 다음달 13일 전후 영업이익이 포함된 3분기 실적 발표까지 앞두고 있어 주식시장에 탄력도 예상된다.

 

이에 맞춰 이날 또 다른 호소식이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2천억 원을 투입, 본사가 위치한 이천캠퍼스에 R&D센터를 착공키로 결정했다. 낸드플래시 업체 도시바 인수에 발맞춘 과감한 R&D 투자다. 센터는 지상 15층, 지하 5층에 연면적 약 9만㎡ 규모로 조성되고 향후 4천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까지 전망된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 또한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올해 거둬들일 지방세는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산했던 이천캠퍼스 주변 부발 아미리 지역 상권도 활활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래저래 즐거운 비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49년 국도건설(주)을 뿌리로 현대가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대시절(하이닉스 반도체)때에는 그룹이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도 했다. 암울했던 과거 기억이다. 하지만, 아픔은 옛일이 됐고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만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김동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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