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병원서 복강경 수술 중 잘못 수혈 다량의 혈뇨·빈혈 등 부작용 시달려
20대 환자, 병원 상대 법적소송 준비 병원 “보상·부작용 발생 책임질 것”
안양지역 대형 종합병원에서 ‘O’형 환자에게 ‘AB’형 혈액을 투여하는 어처구니 없는 수혈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안양샘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 새벽 P씨(29ㆍ여)는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안양샘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난소 파열 진단을 받은 P씨는 이날 복강경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출혈이 심해 수혈을 받아야 한다는 병원 측 설명에 동의한 P씨는 혈액형을 묻는 질문에 O형이라고 대답한 후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마취에서 깨어난 P씨는 의사로부터 ‘지금까지 혈액형을 잘못 알고 사셨다’, ‘AB형’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 의사로부터 AB형 혈액(640㎖)을 수혈받았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P씨는 퇴원 후 아이를 낳기 전 검사한 산전검사 결과지를 확인, O형이라 표기된 사실을 확인한 후 해당 병원을 찾아 혈액형 검사를 요구했다.
검사 결과, P씨의 혈액형은 O형으로 확인됐으며 인근 대학병원에서의 검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병원 측의 실수로 O형 환자가 다량의 AB형의 혈액을 수혈받는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O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이 가능하지만 다른 혈액형은 수혈받을 수 없다. 자신의 혈액형과 맞지 않은 피가 수혈되면 혈관 내 적혈구의 급속하고 광범위한 용혈로 적절한 응급처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수분 만에 의식장애와 호흡곤란, 발열 및 쇼크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씨는 자신과 맞지 않은 혈액형을 수혈받은 이후 다량의 혈뇨와 빈혈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P씨의 남편은 “수혈 같은 기본적인 의료행위에서 이 같은 실수가 발생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혹시나 앞으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나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P씨는 병원 측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병원 측 관계자는 “잘못된 혈액형을 수혈한 것은 명백한 실수인 것을 인정한다. 이 같은 실수의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환자분에 대해선 적절한 보상과 함께 앞으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해명했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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