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ICO 금지 정책, 4차 산업혁명에 도움 안돼”

동국대 박성준 교수, 지원 방안 확대해야…균형 있는 규제는 필요

▲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는 정부의 ICO 전면 금지 정책은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 박성준 교수는 정부의 ICO 전면 금지 정책은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백상일 기자.

[서울=경기일보/백상일 기자]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 ICO를 전면금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 9월 29일 금융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규제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 같은 정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경기일보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성준 교수와의 문답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블록체인의 위상은 어떤 것인지부터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 빅데이터, AI 등 신 기술이 많은데 블록체인이 다른 기술과 비교해 우위를 갖는 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기술들이 존재하는데 서로의 역할이 달라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면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우선 꼽을 것 같다. 블록체인이라는 기반 위에 AI가 올라가 서비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불록체인이라는 기반 위에 AI가 올라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블록체인이라는 것은 인프라 기술이다. 인터넷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기반위에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지 않는가. 앞으로는 이 인터넷이 차지한 자리가 블록체인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블록체인이라는 기반이 조성되고 그 위에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가상화폐 대신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강조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과거에 도토리도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사이버머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블록체인의 보안성 등 특성을 생각한다면 암호화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암호화폐가 블록체인에서 나온 것이지만 둘을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화폐는 블록체인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수많은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이 있는가?

어떤 서비스가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했던 서비스는 그대로 블록체인 기반위에서 구현이 가능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전자금융이라는 것이 언제부터 생긴 지 아는가. 바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부터다. 기존에 존재했던 서비스가 그대로 블록체인 기반위에 올라서고 또 새로운 서비스도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나열하기는 힘들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한다고 보는가?

정부는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규제도 필요하다. 다만 육성과 지원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금융당국에서는 규제를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지원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정부 부처마다 역할이 다르기에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규제 방침은 균형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ICO를 전면 금지한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조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데 이에 역행하는 정책이다. 또 과기부도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들어가는 예산을 보면 할 수 있다. 관련 예산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 붐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또 투자의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평가를 해줄 수 있는가?

거래소가 많이 생겨나는 것은 시장의 논리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다. 투자 가치가 있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규제가 필요하지만 과도하다. 정부가 규제를 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연히 정리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으면 암호화폐도 거래소도 살아남을 수 없다.거래소가 많이 생기는 것은 환영한다. 그리고 당분간 암호화폐의 투자가치는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매일 24시간 쉼 없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하루에도 급등락이 교차되지만 장기적인 방향에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 한다면 아직까지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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