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특집_인터뷰] 강진갑 경기학회장

“새로운 문명 전환기와 맞물려… 선제적 대응해야”
道·교육계·시민사회 모두 철저한 변화·준비 필요
道는 통일 길목… 민족의 화학적 통합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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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갑 경기학회장은 오는 경기천년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문명 전환기와 맞물려 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이에 경기도가 문명 전환 과정에서 선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통일 시대 경기도민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도의 변하지 않는 본질은 무엇인가.

경기도는 왕도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이기에 한국 사회의 중심이면서 동시에 주변이다. 그래서 경기도 문화는 ‘경계의 문화’다. ‘경계의 문화’는 중심이 지닌 문화적 역량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주변이기에 현실에 만족할 수 없어 끝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 경기도는 조선사회를 이끌어간 기호 유학의 중심지면서, 근대사회를 준비한 실학과 서학이 발생하고 발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기도 역사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경기도는 왕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은 영화 ‘남한산성’ 내용과 달리 청 군대의 공격을 받았으나 끝까지 함락당하지 않았다. 당시 남한산성에 식량과 탄약, 땔감이 조금만 더 준비됐다면 병자호란의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는 내용과 달라졌을 것이다. 

 

또한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서해를 끼고 있어서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고, 세계로 나아가는 창구였다. 전통시대에는 당성과 벽란도가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21세기에는 경기도가 유라시아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돼야 할 것이다. 

 

-문명 전환기와 새천년은 맞물려 있다. 경기도의 역할은.

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새로운 문명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경기 새천년과 맞물려 있다. 문명 전환은 인간의 가치 체계, 일상 생활, 산업 구조를 전환 이전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바꿔 놓았다.

인류가 경험한 두 차례 문명 전환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동하며 채집 생활을 한 구석기인들이 신석기 농업 혁명 이후의 변화를, 중세사회 농민들이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의 산업 사회의 변화를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또한 문명의 전환은 인류에게 큰 진보를 가져다 줬으나, 그 과정에서 전환을 주도한 집단이 그렇지 못한 집단을 폭력적으로 지배하고 약탈했다. 

 

곧 전국에서 최초로 경기도 판교 제로시티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시범 운행된다. 이는 2000년대 초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이 아니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경기도가 광교 테크노벨리를 조성하고 계속 발전시켜온 선견지명의 결과다. 

 

경기도를 포함해 경기도 교육계, 시민사회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철저한 변화를 통해 문명의 전환을 준비해야 하며, 문명 전환 과정에서 다시는 이전과 같은 폭력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경기 새천년 우리 모두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통일 사회 경기도의 역할과 도민의 마음가짐은.

경기도는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의 길목이다. 경기북부 지역은 분단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통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통일이 되면 경기도는 북한과 연접해 있기에 많은 북한 주민이 이주해 오거나, 북한에 거주하면서 경기도에 일자리를 구해 출퇴근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교통·주택·일자리· 치안 문제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동시에 경기 북부 지역은 북한으로 열려 있는 지역이기에 크게 발전할 것이다. 통일이 되면 경기도민은 민족의 화학적 통합이라는 역사적 과제 수행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한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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