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조9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들여 제2여객터미널(T2)과 계류장 등의 시설을 확충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이 모두 마무리돼 드디어 1월 18일, 역사적인 T2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T2는 전세계의 화두인 4차산업혁명을 최대한 구현했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T1보다 대폭 늘어난 길안내 로봇, 무인자동화 서비스 확대, Wi-Fi 서비스 확대 등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최첨단 스마트 공항 운영에 한 걸음 나아간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흔치않은 대규모 실내 정원과 자연채광을 받는 천장 조성 등 자연 친화적으로 꾸며졌다. 특히 T2 개장으로 인천공항은 연간 여객 7천200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전세계 7개 공항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
또 T2 공식 개장 전에 이미 4단계 확장사업의 기반을 마련해 연간 1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메가 에어포트’ 조성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본보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가상 인물들의 출국과정을 통해 1월 18일 공식 개장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변화된 모습을 그려본다. 아울러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 공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4단계 확장사업의 추진방향도 점검한다.
30년지기 친구인 ‘인천’과 ‘경기’는 2018년 1월 18일 오후 대한항공 편으로 홍콩 마카오로 우정여행을 떠난다. 오늘부터 대한항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2여객터미널(T2)을,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1여객터미널(T1)을 이용해야 한다.
“야, 봐봐 터미널 안내 문자가 왔어!” “여기도 봐봐. 비행기 티켓에도 안내문구가 있어”
‘인천’이 꺼낸 휴대폰 문자에는 ‘대한항공은 1월 18일부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오니, 고객님께서는 항공기 탑승 시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경기’가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E-항공권 티켓에도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항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1월 18일부터 T2로 이전한 대한항공·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 등 4개 항공사는 이처럼 문자메시지와 E-티켓을 통해 탑승 터미널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공동운항(코드쉐어)의 경우 탑승권 판매 항공사와 항공기 운항 항공사가 다르기 때문에 각 항공사 안내를 주의 깊게 살펴야 올바른 터미널을 찾아갈 수 있다.
‘인천’과 ‘경기’는 사전에 T2를 먼저 경유하는 고속버스 티켓을 예매해 수월하게 2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들을 태운 버스가 지상 3층 도로로 진입하자 부드러운 곡선을 뽐내는 햐안 지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T2 교통센터는 버스·공항철도·KTX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서 내려 터미널까지 고작 59m만 걸으면 터미널에 진입할 수 있다. T1 교통센터와 터미널간 거리가 223m라는 점을 보면 보다 편리하게 항공기로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짐 부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텐데, 괜찮을까?” 불안해 하는 ‘인천’에게 ‘경기’가 한마디 거든다. “주변에 셀프 체크인 기기가 많아. 금방 수속을 마칠 수 있어”
T2 중앙에는 셀프 체크인 기기들이 대거 배치돼 있으며, 주변에는 여러 대의 길 안내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이용방법을 상세히 안내해준다. 터미널 중앙 셀프 서비스 존의 자동화기기를 통해 이용객이 직접 탑승권을 발권할 수 있으며, 셀프 백 드롭을 통해 수하물도 직접 위탁할 수 있다.
특히 수하물 벨트 높이가 100㎜로 낮아져 혼자 수하물을 높이 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크게 개선됐다. T1의 수하물 벨트 높이는 270㎜다. 이렇다보니 체크인 1개당 처리시간도 기존 시간당 600개에서 시간당 900개로 향상돼 대기 시간이 대거 단축됐다.
“나 쇼핑좀 하고 싶어. 면세점 찾아가려면 오래 걸리겠지? 길도 잘 모르는데...” 여전히 시간문제를 걱정하는 ‘인천’의 말에 ‘경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T2는 출입국 심사가 엄청 빨라졌거든. 면세점도 심사대 바로 앞에 있으니까~”
T2에는 국내 공항 최초로 원형 검색기가 도입됐다. 모두 24대가 설치돼 있으며 360도로 이용객들을 스캔해서 액체류 소지 유무까지 검사할 수 있어 기존 검색대보다 30초에서 1분까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자동출입국심사대는 걸어가는 이용객의 얼굴을 인식하는 ‘워크스루 시스템’이 탑재돼 시간 단축효과를 보이는데다 세관 모바일 신고대도 6대나 설치돼 출입국 시간이 대거 단축된다.
면세구역 동선도 편리하다.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자마자 매장과 맞닿아 있어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출국장 동편 인근 6개 면세매장 중 일부는 24시간 운영하고 있어 늦은 시간에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인천’과 ‘경기’ 두 명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수속을 마친 시간은 약 30분. 그동안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밟을 때 걸린 시간 50여 분에 비해 20분 가량 시간이 단축된 셈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이렇듯 모든 이용객들의 꿈을 실어보내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른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쉼 없이 가동될 것이다.
인천공항은 오는 1월 18일 제2여객터미널 공식 개장 이전에 이미 공항 시설을 확장하는 4단계 사업에 돌입, 발 빠르게 미래 항공시장 준비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6일 인천공항 최종단계 확장사업 등 중장기 로드맵을 담은 ‘인천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노선 확대 경쟁에 따른 급성장과, 항공자유화 영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수요는 해를 거듭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간 1억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 능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이번 기본계획의 목표인 셈이다.
4단계 사업은 개장 직후 연간 1천800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인천공항 4번째 활주로 신설과 주변 진입도로·계류장을 확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확장시설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향후 인천공항 항공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 공항공사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생체인식,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최첨단 공항 시설 도입이 대거 확충된다. 생체인식에 기반한 체크인 및 탑승서비스 도입, AI 기반 보안검색 및 X-ray 판독, 더욱 고도화된 안내로봇 등을 공항 서비스에 도입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아울러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려 인천공항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7%를 충당함으로써 진정한 녹색공항, 친환경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구상단계지만, 4단계를 넘어선 최종단계에는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조성해 국제선 기준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1억3천여명·2025), 두바이 알막툼 공항(1억6천만명·2030)의 확장 구상에 뒤지지 않는 세계 3대 초대형 공항으로의 도약을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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