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 문화에도 관심을

이선호 문화부장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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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6ㆍ13 지방선거 때문에 지역이 어수선하다.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는 물론 기초자치단체들도 차기 단체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장 후보자들은 이미 물밑에서 이름 알리기 등에 나서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는 얼마나 민심을 읽느냐가 관건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민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후보자 자신을 어떻게 알릴지에 대한 고민 등 선거 전략 수립이 그만큼 중요하다.

 

최근의 선거 공약 추세를 보면 복지 쪽이 대세다. 무상 복지 시리즈 등을 내세워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복지 공약 전략이 중요해졌고, 너도나도 자신만의 복지 분야 공약 수립에 공을 들인다.

 

자신들의 치적으로 삼을 만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 관련 공약도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지역의 풀리지 않는 현안 해결사로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공약 속에 문화 분야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지사 후보자들의 공약집을 살펴본 적이 있다. 여ㆍ야를 떠나 문화 분야에 대한 공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문화 분야는 선거 때만 되면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다. 이번 6ㆍ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문화 분야는 소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행정기관, 지방의회에서 문화 분야 관심이 떨어졌다. 일례로 경기도가 몇 년 전부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준비했던 경기 정명 천년 사업 예산이 반 토막 났다. 2018년 경기 정명 천년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물론이고 경기도의회에서도 천년 관련 사업 자체에 시큰둥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이와 관련,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경기천년 기념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빠진 형국이 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매겨진다. 그 우선순위를 정할 때 단체장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 어디에 관심이 많으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뒤바뀐다. 도시개발, 교통에 관심을 두느냐, 복지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민선 단체장의 4년 동안 지자체 사업 순위가 결정된다. 건설, 교통, 복지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다.

종합 행정을 하는 지자체들이 모두 신경 써야 할 부분이지만 유독 문화 분야는 정치인들의 관심 밖이라는 점이 아쉽다. 그 생각 밑에는 표가 안된다는 인식과 문화 시설 등에 투자할 경우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던 통상적인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대형 문화 고증사업을 추진한다거나 수십억원을 들려 중요 유물을 구입하는 일, 수천억원이 드는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려면 호화,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어떻게 설득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지지를 받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명분이 있을 때 사업은 빛을 발하고 꼭 필요한 사업이 된다. 시민들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것 또한 문화다. 경기도민으로서 공통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 31개 경기지역 지자체 주민들이 각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또한 문화다. 올해 6ㆍ13 지방선거에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화 관련 공약이 발표되고, 보다 많은 문화 자치단체장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이선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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