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영학회, “포털 시장획정 어려워 사전 규제 부적절”

인터넷은 자동차, 스마트폰 산업처럼 사후 규제가 적절

▲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 28일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한 ‘IT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 규제가 답인가?’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 28일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한 ‘IT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 규제가 답인가?’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서울=경기일보/백상일 기자] 인터넷 포털 산업은 시장획정이 어려워 사전 규제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 28일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개최한 ‘IT시장의 변화와 글로벌 경쟁: 규제가 답인가?’ 토크콘서트에서 호서대 류민호 교수는 “인터넷을 사전 규제의 프레임에 넣으려는 시도가 많다”며 “기존의 경쟁법이나 이용자 보호법 등 사후규제를 통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전 규제의 틀에 끼워 넣으려는 시도는 이용자나 산업 발전이 아닌 경쟁사를 위한 법안으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균관대 박민수 교수는 “사전 규제는 방송산업, 통신산업, 전력, 철도처럼 사업자들이 들어오고 싶어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는,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산업에 적용하는 반면, 자동차나 스마트폰과 같은 경우는 1, 2위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지만, 사전 규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산업의 히스토리를 보면, 계속해서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해 1위 자리를 교체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사전 규제를 할 필요가 없는 시장이며,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인터넷만 사전 규제를 한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동국대 이경원 교수는 “해외 기업들도 한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는데, (사전 규제가 생기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열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은 또 인터넷 포털 시장의 정의와 시장 획정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과학기술원 정윤혁 교수는 “한국에서는 네이버, 다음 같은 사이트를 포털이라고 하지만, 이건 포털의 한 종류일 뿐”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뉴스, 날씨, 주식, 스포츠 같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버티컬 포털도 있다. 이런 사이트를 고려하지 않고 포털을 정의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호서대 류민호 교수는 “공정위에서 포털 서비스를 검색,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로 규정했지만,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을 정도로 포털 서비스를 구분하기 힘들다”면서, “특히, 모바일 시대에 사람들은 개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서비스 이용을 위한 관문이란 의미의 포털이란 용어 역시 모바일에서는 더욱 부적절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토크콘서트는 오는 9일 오후 4시,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IT 시장에서의 역차별 논란과 디지털 주권,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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